제29화
주인이 완전히 사라진 저택으로 돌아온 서윤성은 곧장 어두운 방 안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갔다. 커튼을 전부 내려 바깥의 빛과 소리까지 모조리 차단했다.
바닥에는 빈 술병이 어지럽게 굴러다녔고, 방 안에는 독한 알코올 냄새와 절망이 짙게 고여 있었다.
서윤성은 침대에 등을 기대고 바닥에 주저앉아, 한 장의 사진을 두 손으로 구겨지도록 움켜쥐었다.
남성시 장미 정원에서 조민아가 어릴 적 몰래 찍힌 사진이었다. 사진은 이미 누렇게 바래 있었다.
사진 옆에는 손바닥만 한 녹음기가 놓여 있었다. 우연히 녹음된 조민아의 목소리가 기계 안에서 계속 반복됐다. 어느 날 기분이 좋았던 조민아가 집에서 무심코 흥얼거리던, 또렷하지도 않은 선율이었다.
맑고도 살짝 나른한 그 가락이 지금은 가장 날카로운 칼날처럼 서윤성의 심장을 수없이 난도질했다.
서윤성은 어떤 때는 미쳐버린 사람처럼 낮게 웃다가, 어떤 때는 무너진 듯 두 무릎에 얼굴을 묻고 숨죽인 울음을 토해냈다. 상처 입은 짐승 같은 억눌린 흐느낌이었다.
경호병이 음식을 가져오면 서윤성은 신경질적으로 전부 바닥에 쓸어 떨어뜨렸다.
서윤성은 허공을 향해 중얼거렸다. 목소리는 쉬고 갈라져 잘 들리지도 않았다.
“민아야... 돌아와... 내가 목숨으로 갚을게... 응? 내 목숨 다 줄게. 그러니까 돌아와...”
며칠 뒤, 조금 정신이 든 서윤성의 눈빛은 썩은 물처럼 깊고 텅 비어 있었다. 그러면서도 마음속에는 집착에 가까운 광기가 불길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서윤성은 움직일 수 있는 모든 인맥을 끌어당겼다. 겉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지하 세력의 인맥까지 동원해, 전 세계에 그물망을 펼치고 조민아의 흔적을 뒤졌다. 조민아와 관련된 단서라면 무엇이든 제보하라고, 엄청난 액수의 현상금까지 걸었다.
현상금은 혀를 내두를 만큼 컸다. 누구든 하룻밤 사이에 벼락부자가 될 만한 돈이었다.
대신 거짓 제보로 현상금을 노리는 사람들에게 서윤성은 한 치의 자비도 두지 않았다. 손을 댔다 하면 가차 없이 짓밟았다. 그 소문은 남성시 지하 세력에 순식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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