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화
문가영은 멍하니 진수빈이 나가는 모습을 쳐다보았다.
휴식실에는 다른 의사와 간호사들도 있었는데 다들 진수빈의 말을 듣느라고 조용해졌다.
그래서 문가영에게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쏟아졌다.
진수빈의 말이 확실히 자극적이긴 했으니까 말이다.
진수빈은 문가영과 결혼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동료들은 동정 가득한 눈빛으로 문가영을 쳐다보았다.
함영희는 진수빈이 저런 말을 할 줄은 몰라서 문가영을 품에 안고 얘기했다.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그래도 전에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까 쓰레기가 따로 없네.”
문가영은 심장을 밟힌 것처럼 아프고 답답했다.
하지만 티 낼 수는 없었기에 애써 주먹을 꽉 쥐고 이 감정을 억누르려고 했다. 고개를 든 문가영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함영희를 위로했다.
“괜찮아. 진 선생님 말씀이 맞아. 연애하다가도 헤어질 수 있는데 약혼이라고 다를 바가 없지.”
문가영은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했다.
문가영은 진수빈이 그래도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진수빈에게 있어서 문가영은 약혼녀일 뿐이었다.
가슴이 너무 아파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문가영은 정말 온 힘을 다해서 감정을 추스르고 허리를 곧게 폈다.
함영희를 보면서 문가영이 천천히 다정하게 얘기했다.
“아까 날 위해서 얘기한 거라는 걸 알아. 하지만 지금 부모님이 여민지 선생님을 끔찍이 아끼고 계셔. 그러니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문씨 가문 사람들은 이런 거에 예민하거든.”
구혜림과 문소운은 여민지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그동안 못 해준 것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여민지에게 닥친 모든 위험이나 괴롭힘을 처리해주고 있었다.
만약 오늘 일이 두 사람의 귀에 들어간다면 함영희는 병원에서 쫓겨날 수도 있었다.
함영희가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
“난 그냥 너무 화가 나서... 걱정하지 마. 앞으로는 이러지 않을게. 미안해. 나 때문에 진 선생님의 오해나 사고...”
문가영은 함영희를 위로해주고 싶었지만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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