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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며칠 동안 문가영은 눈에 띄게 저기압이었고 진수빈에게 찾아가 왜 그랬는지 물어보지도 않았다. 오히려 마음은 더더욱 위축되어 또다시 껍데기에 숨어드는 달팽이가 되었다. 오후, 문가영은 처방전을 확인하러 연구실에 갔다가 우연히 나오던 진수빈과 마주쳤다. 문가영은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나 고개를 숙이며 그를 피하려고 했지만 뜻밖에도 진수빈은 가지 않았다. 시선을 내린 채 문가영 앞에 서 있던 그는 얼굴은 평온했지만 짙은 동공 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숨겨져 있었다. 문가영이 또다시 그를 피하고 있었다. 진수빈이 말을 하려는데 문가영이 먼저 고개를 들었다. 다만 그를 쳐다보지 않은 채 바로 몸을 돌렸다. 이런 식으로 무시를 당하자 진수빈은 마음이 불편해 입을 열었다. “문가영.” 문가영의 몸이 약간 굳어지면서 애써 목소리를 차분하게 가다듬고 물었다. “진 선생님, 무슨 일이죠?” 사무적인 어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진수빈은 미간을 찌푸린 채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태도지?” 문가영은 입술을 깨물었다. 진수빈이 화가 났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예전 같았으면 즉시 사과하고 그를 달랬겠지만 지금은 할 수 없었다. 늘 고분고분했던 그녀도 지금은 진수빈을 마주하는 게 겁나기까지 했다. 그만 보면 버림받은 기분이 다시 밀려올까 봐. 그녀가 말하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진수빈은 미간을 더욱 찌푸리며 아예 옆에 있는 휴게실로 그녀를 끌어당겼다. 문이 닫히고 진수빈의 깊은 눈동자가 문가영에게 단단히 고정되었다. 문가영은 그의 시선을 마주하며 심장이 빠르게 뛰었지만 씁쓸함도 동시에 밀려와 나지막이 말했다. “할 일이 있어서요. 별일 없으면 전 먼저 나가볼게요.” 진수빈은 속으로 짜증이 솟구쳐 싸늘한 어투로 말했다. “내가 투표 안 해줘서 그래?” 문가영이 멈칫하는 사이 진수빈의 말이 다시 들렸다. “홍보 촬영이 뭐 좋은 거라고 꼭 하려고 그래? 간호사 일도 제대로 못 하면서 왜 쓸데없는 것만 생각하는데.” 천천히 고개를 든 문가영은 진수빈의 먹물 같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한참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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