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화
“진수빈 씨.”
그의 말을 가로챈 문가영의 말투는 다급했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
“난 홍보 촬영하고 싶지 않아요. 내가 신경 쓰는 건 홍보 영상이 아니라 왜 남자 친구인 그쪽이 여민지를 선택했는지 그뿐이에요.”
문가영이 며칠 동안 생각했던 의문이기도 했다.
동료들이 뒤에서 수군거리는 말도 사실은 다 알고 있다. 그들이 모두 두 사람이 헤어졌다고 추측하는 것도.
고개를 들어 진수빈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가 부서지는 유리처럼 반짝였다.
“진수빈 씨, 나한테도 설명이 필요한 것 같은데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진수빈의 얼굴이 지금은 얼음처럼 차가워 보였다.
시선을 내린 그의 검은 눈동자에는 별다른 감정이 없었고 차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뭐가 달라. 아니면 남자 친구인 내가 무조건 네 편을 들어야 한다는 거야? 무슨 근거로?”
문가영은 그의 질문에 반박하지 못했고 진수빈은 말을 이어갔다.
“너도 알잖아. 난 우리가 연인이나 약혼한 사이라고 해서 내 입장이나 원칙을 저버리지 않아. 투표는 과에서 조직한 거고 누구나 자기 생각을 전달할 권리는 있어. 네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여민지에게 투표했고 그것뿐이야. 난 네가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 돼.”
말을 마친 그는 문가영을 지나쳐 나가려다가 문을 여는 순간 다시 멈칫하며 문가영을 돌아보았다.
“분명히 말하는데, 너한테 책임진다고 해서 내가 네 소유물이라는 뜻은 아니야.”
그는 그렇게 말한 뒤 좁은 방에 문가영을 홀로 남겨둔 채 가버렸다. 문가영은 숨이 턱턱 막혀 숨조차 쉴 수 없었다.
진수빈과 문가영은 완전히 냉전 상태에 돌입했고 평소에도 그는 문가영에게 차갑게 대했지만 이제는 아예 무시하는 정도에 이르렀다.
몇 번이나 간호사 스테이션에 와서는 문가영이 분명히 바로 옆에 있는데도 함영희를 불렀다.
그래서 문가영과 진수빈이 헤어졌다는 소문은 더욱 무성해졌다.
문가영이 눈에 띄게 움츠러들자 방우지가 진수빈에게 충고했다.
“수빈 씨, 가영 씨랑 대체 왜 그래? 요 며칠 두 사람 다 상태가 이상해.”
“뭐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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