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8화
문가영은 송리아의 말에 당황했지만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몰라 진예은에게 서둘러 장연수 일행을 만나러 가자고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진예은은 큰 소리로 웃었다.
“리아가 맞는 말 했네. 남자는 잘해줘봤자 시간 낭비야. 진수빈이 얼굴 좀 반반한 것 말고 잘난 게 뭔데?”
그녀와 장연수는 애초에 진수빈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사람이 꼭 인공지능 로봇처럼 차갑고 냉정해서 다가갈 수가 없는 데다, 문가영이 그 남자 때문에 속상한 게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그녀의 친구로서 진예은과 장연수는 그 모습에 마음이 아팠지만 어리석은 문가영만 사랑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송리아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이모도 똑같잖아요. 우리 아빠 좋아하는 거 알...”
송리아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진예은이 헛기침을 하며 말을 끊었다.
진예은과 문가영은 충격을 받은 얼굴로 송리아를 바라보았지만 정작 아이는 덤덤한 표정으로 시크하게 말했다.
“아까 말했듯이 저는 미성년자일 뿐 멍청하지는 않아요.”
진예은은 순간 당황한 나머지 찬 공기를 계속 들이마셨다.
“우리 엄마는 오래전에 죽었고 우리 아빠는 대단한 사람이니까 좋아하는 것도 당연해요. 힘내요. 이모가 새엄마 될 때까지 기다려볼게요.”
영화관에 도착할 때까지 진예은과 문가영은 어린 송리아가 또다시 충격적인 말을 할까 봐 감히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다.
하지만 송리아 덕분에 문가영의 답답한 마음도 한결 편안해졌다.
시선을 내린 채 휴대폰을 쳐다봤지만 진수빈의 연락은 한 통도 없었다.
진예은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가기로 약속했을 때 진수빈에게 문자를 보냈었다.
분명 그녀의 문자에 답장하기로 약속했는데...
“뭘 봐, 가자.”
진예은이 차에서 내리라고 말해서야 문가영은 휴대폰을 껐다.
장연수는 그들을 보고 눈에 띄게 안도하는 표정이었지만 함영희는 이마에 주름을 잡으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진예은 씨, 일부러 그러는 거죠? 우리 둘만의 시간을 방해하려고.”
진예은은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무슨 소리예요. 우린 그냥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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