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화
멈칫한 문가영은 진수빈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고, 여민지가 그녀를 흘겨보며 가볍게 말했다.
“또 무슨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난 단지 조수석에 앉아 환자 문제를 상의하려는 거야.”
그녀는 심지어 한 발짝 물러서기까지 했다.
“그래도 약혼녀로서 그렇게 신경 쓰이면 내일 회의에서 상의해도 돼. 내가 알아서 택시 타고 갈게.”
여민지는 그 한마디로 문가영을 괜히 질투심만 많은 여자로 만들었다.
마침 퇴근 시간이어서 주변에 사람들이 꽤 많았고 같은 과에서 일하는 동료들도 있었는데 여민지의 말을 들은 이들은 모두 고개를 돌려 문가영을 바라봤다.
그중 한 의사가 말했다.
“여 선생님 다치셨는데 어떻게 혼자서 택시를 타고 돌아가요. 정 안 되면 제가 집까지 태워다 드릴게요.”
문가영은 조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진수빈은 별다른 표정 없이 그녀에게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은데?”
별 뜻은 없었고 단지 문가영의 생각을 물어보는 것이었다.
뒷자리에 탈 것인지, 아니면 나중에 그가 다시 데리러 오든지. 그는 둘 다 상관없었다.
문가영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미 뱉은 말이라 돌이킬 수 없었던 그녀가 나지막이 대꾸했다.
“ 멀미가 심해서요. 환자에 대해 상의할 게 있다면 제가 택시 타고 갈게요.”
말을 마친 그녀는 그들의 대답도 듣지 않고 도망치다시피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주차장을 벗어난 문가영의 표정이 완전히 굳어졌다. 내일 또 직장에 어떤 소문이 돌지 벌써 예상이 된다.
때마침 진예은이 전화를 걸어 저녁에 약속이 없는지 물었다.
“무슨 일이야?”
“함영희 씨가 연수랑 영화 보러 간다는데 우리도 같이 가자.”
진예은이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묻자 문가영은 망설였다.
“그건 좀 아니지 않아?”
“형부가 저녁에 당직이라 내가 리아 챙겨야 하는데 난 좋은 이모가 아닌 거 알잖아. 그러니까 가영이 너도 와라, 응?”
문가영은 병원 문 앞에 서 있었고, 고개를 든 순간 바로 옆에서 진수빈의 차가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이 보였다.
차는 멈출 생각이 없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