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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이희성이 설명했다. “여 선생님께서 발을 삐끗해서 지탱하고 있었는데 문 간호사님도 몸이 안 좋으셔서 기댈 곳을 찾았나 봐요. 그런데 문 간호사님이 여 선생님 손을 눌렀고, 여 선생님은 피하려다가 발을 접질렸어요. 문 간호사님도 배 부딪힌 것 같아요.” 이희성은 말만 해도 머리가 아팠다. 문가영과 여민지는 이미 투표 때문에 상당히 어색한 상황인데 이번에는 더더욱 누가 잘못했다고 말하기 힘들었다. 문가영은 복통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외부적인 충격과 생리통까지 더해지니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진수빈은 여민지를 힐끗 쳐다보다가 다시 문가영을 바라봤다. 마침 문가영도 시선을 들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도 모르게 속눈썹에 맺힌 눈물에 눈가는 붉어지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흐르며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진수빈의 미간이 일그러지며 검은 눈동자에 약간의 파문이 일었다. 문가영은 아픈 걸 두려워한다. 평소에 어디 조금 부딪혀도 눈이 붉게 물들곤 했다. 게다가 어젯밤 상황으로 봤을 때 이번엔 생리통이 제법 심한 것 같았다. 미간을 찌푸린 진수빈이 말을 꺼내려는데 여민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진 선생님, 저 발을 움직일 수가 없어요.” 멈칫하던 진수빈은 문가영에게 향해있던 시선을 거두고 여민지를 돌아보며 서늘하게 말했다. “함부로 움직이지 마세요. 정형외과에 연락할게요.” 여민지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고, 그녀는 진수빈을 바라보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와서 좀 도와줄래요? 못 버티겠어요.” 이 말을 들은 이희성은 황급히 말했다. “수빈 씨, 빨리 와요. 내가 정형외과에 연락할게요.” 진수빈은 짧게 대꾸하고는 망설임 없이 다가가 여민지의 팔을 붙들었다. 여민지는 눈을 감고 속삭였다. “좀 걱정이 돼서요. 긴장할 땐 가까운 사람을 보면 한결 나아져요.” 진수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옆에서 아주 부드러운 소리가 들렸다. “진수빈 씨.” 그가 고개를 들어보니 문가영이 한 손으로 배를 감싼 채 붉은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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