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문가영은 그대로 굳어버려 움직이지 않았다.
여민지는 차에 타지 않는 문가영을 보면서 눈썹을 꿈틀대고 물었다.
“왜 안 타는 거야?”
그 말투에는 짜증이 묻어나 있었다.
문가영은 진수빈을 쳐다보았다.
운전석에 앉은 진수빈은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더니 여민지의 말을 듣고는 문가영을 쳐다보았다.
아무 일도 없다는 눈빛에 문가영은 갑자기 눈가가 시큰거렸다.
여민지가 지금 차에 타면서 옷을 올려놓은 것은 아닐 것이다. 문가영은 진수빈과 여민지가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두 사람이 이렇게 가까이 지내는 줄은 몰랐다.
진수빈은 결벽증이 심해서 다른 사람의 물건을 차에 두지 않는다.
문가영이 생각에 빠져있을 때 진수빈이 문가영을 보면서 물었다.
“무슨 일이야.”
문가영은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사무실에 두고 온 물건이 생각났어요. 가서 물건 좀 챙기고 올게요.”
진수빈은 무표정으로 핸드폰을 내려놓고 물었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지?”
문가영은 진수빈이 약간 짜증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진수빈은 시간 낭비를 싫어한다.
문가영은 가슴 한구석이 쓸쓸해졌다. 시선을 내려 진수빈의 차가운 눈빛을 피한 문가영이 목을 가다듬고 얘기했다.
“날 기다리지 않아도 돼요. 물건을 챙기고 알아서 차 타고 갈 거니까요.”
진수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문가영은 문을 닫고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진수빈이 바로 차에 시동을 걸고 떠나버렸다.
그 자리에 한참이나 서 있던 문가영은 그제야 천천히 택시를 잡으러 갔다.
길이 막혀서 문가영은 진수빈보다 30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구혜림은 그런 문가영을 못 본 것처럼 하면서 여민지에게 국을 챙겨주고 있었다.
문소운은 미간을 찌푸리고 얘기했다.
“얼른 가서 손부터 씻고 와서 밥 먹어.”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들은 거의 다 매운 음식이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여민지를 위해 구혜림이 특별히 준비한 것이다.
여민지가 입양되었던 그 집안 사람들이 배운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문가영은 갈비 하나를 들고 천천히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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