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4화
그러면 자신도 덩달아 멍청해지는 것 같아서.
그녀는 더 말하지 않고 곧장 자리를 떠났다.
함영희는 너무 짜증이 나서 거친 말을 내뱉을 뻔했다.
“아니, 대체 뭐가 잘나서 저러는 거야!”
...
연구실로 돌아온 여민지는 진수빈도 거기 있는 걸 보고 차갑게 말했다.
“미안해요. 내가 또 두 사람 사이를 망친 나쁜 사람이 됐네요.”
진수빈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봤을 때 여민지는 이미 돌아선 뒤였다. 대신 아직 연구실에 남아 있던 이희성이 호기심 가득 말했다.
“수빈 씨, 무슨 일이에요?”
진수빈은 무표정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0시간 동안 수술을 하고 나니 피곤한 게 당연했다.
그런데 문득 휴대폰이 울리더니 놀랍게도 임슬기의 전화가 걸려 왔다.
모자 사이지만 무척이나 거리가 멀어 보였다.
임슬기가 냉랭한 어투로 말했다.
“수술은 끝났니?”
“네.”
“저녁엔 집에 와서 먹어. 가영이도 같이.”
진수빈이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직접 연락하셔도 되잖아요.”
“휴대폰 꺼놨더라.”
임슬기가 짧게 말했다.
“꼭 와.”
그러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잠시 침묵하던 진수빈이 문가영에게 전화를 거니 역시나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살짝 표정이 굳어지며 저도 모르게 짜증스러운 기분이 밀려왔다.
전에 말했듯이 문가영이 가끔 투정을 부리는 건 상관이 없고 남자 친구로서 달래주긴 하겠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었다.
연구실을 나선 그는 곧장 간호사 스테이션으로 향했다.
수술실에서 건너온 문가영은 정신이 다른 곳에 팔려 누군가와 부딪혔고, 때마침 전화벨이 울려 전화를 받으려는데 휴대폰이 날아가 버렸다.
다시 주웠을 때 휴대폰은 이미 꺼져 있었다.
5년 넘게 썼지만 평소에 문자와 메시지를 하는 것 말고는 딱히 쓰지도 않아 퍽 아까웠다.
함영희는 낡은 휴대폰을 붙잡고 있는 그녀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먼저 와서 밴드부터 붙여!”
조금 전 부딪혔을 때 상대가 약병을 들고 있었는데 그게 깨지면서 조각에 손등을 베었다.
함영희가 중얼거렸다.
“어이가 없네. 여민지랑 아주 철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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