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5화
문가영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소매에 움츠렸던 손이 움츠러드는 것만 봐도 지금 감정이 격앙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진수빈은 말을 기분 나쁘게 하는데 재주가 있었다. 이윽고 그의 휴대폰이 다시 울리고 그가 화면을 슬쩍 보고는 문가영에게 건네며 차갑게 말했다.
“전화 받아.”
그러면서 바로 통화버튼을 누르자 무심한 임슬기의 목소리가 들렸다.
“가영이 찾았니?”
문가영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이모, 저 여기 있어요.”
임슬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가영아, 방금 전화했는데 왜 휴대폰이 꺼져있어?”
문가영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휴대폰을 떨어뜨려서 망가졌어요.”
“방금 수빈이한테 저녁에 집에 와서 저녁 먹으라고 했어. 상의할 일이 있어서. 오늘 이모가 특별히 네가 좋아하는 음식도 했으니까 일찍 와. 너 주려고 산 옷도 입어봐야지.”
임슬기는 줄곧 문가영을 친딸처럼 여기며 살갑게 대했다.
하지만 진수빈에겐 그런 다정함이 없었다.
문가영이 대답하기도 전에 임슬기가 전화를 끊어버리고 진수빈이 말을 이어갔다.
“가자.”
문가영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그는 뒤돌아 떠나버렸다.
임슬기가 직접 전화까지 했으니 가지 않을 수가 없었던 문가영은 함영희에게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진수빈을 따라갔다.
진씨 가문에 도착할 때까지 둘은 아무 말이 없었다.
진수빈은 내내 표정이 굳어있고 문가영도 그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진씨 가문에 도착해서 임슬기는 둘 사이 미묘한 분위기를 눈치챘지만 신경쓰지 않고 곧장 문가영을 방으로 이끌었다.
“섬으로 휴가 간다며. 오늘 쇼핑하러 갔다가 원피스를 몇 개 봤는데 너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샀어.”
그녀는 문가영에게 드레스를 입어보라고 재촉했지만 문가영은 움직이지 않았다.
솔직히 진씨 가문 사람들과 함께 휴가를 가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
움직이지 않는 그녀를 보며 임슬기는 옅은 웃음을 지었다.
“드디어 수빈이랑 싸웠구나?”
문가영은 시선을 내린 채 입술을 달싹였다.
“아니에요.”
정말로 다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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