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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잔뜩 신이 난 문가영의 말을 듣고 또리는 볼록한 배를 드러내며 진수빈을 멍청하게 바라보았다. 사람이나 개나 똑같이 그다지 똑똑해 보이진 않는 모습이었다. 진수빈은 시선을 거두며 바닥에 어지럽게 널브러진 것을 다시 한번 훑어보았다. 그가 준비한 건 맞았다. 다만 강아지가 집안을 어지럽히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컸기 때문에 차라리 미리 혼자 모든 걸 해놓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 거다. 그래도 기대에 찬 문가영의 기쁜 얼굴을 보며 눈치껏 이유는 말하지 않았다. 그때 남자가 문가영에게 물었다. “지난번에 내가 한 말 생각해 봤어?” “뭐요?” 진수빈은 시선을 내렸다. “간호사와 모델 중에 대체 뭘 하고 싶은 건지.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이 불거져서 병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 문가영은 또리를 안은 채 당황하며 진수빈에게 물었다. “그럼 내가 인터넷에서 욕먹는 걸 다 알고 있었다는 거예요?” 진수빈의 얼굴은 무표정했고 그녀에게 향한 눈빛에는 조금의 온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그의 말투는 충격적일 정도로 차가웠다. “그렇게 시끄럽게 떠드는데 모르는 사람도 있나?” “난...” 문가영은 입을 벙긋하며 생각을 정리한 뒤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모르는 줄 알았어요.” 그녀가 사이버 폭력을 당한다는 걸 진수빈이 모르고 온전히 업무에만 집중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문자에 답장도 하지 않고 한 마디 말도 건네지 않는 줄 알았는데... ‘다 알고 있었구나.’ 문가영은 문득 당황스러웠다. 인터넷에서 그녀를 욕하던 말들이 떠오르며 그걸 봤을 때 진수빈이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적절하게 해명할 만한 말을 찾기도 전에 진수빈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내가 아는 게 무슨 소용이지? 이 문제의 핵심은 누가 알고 모르는지가 아니잖아.” 순간 고개를 든 문가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다소 허무한 눈동자로 이렇게 말했다. “근데 다 알면서 왜 나한테 물어보지 않았어요?” 이 사건이 일어난 후 지금까지 진수빈은 연구실 문 앞에서 한 번 대화를 나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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