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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진수빈은 눈을 내리깔고 메시지를 스캔했다. 다시 시선을 들었을 때 문가영은 이미 그를 등진 채 걸어가고 있었다. 문득 미간 사이로 침울함이 퍼져나가며 진수빈의 마음은 다시 한번 괴로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금 전까지 분명 울었을 문가영의 눈빛과 메시지에서 무섭다고 했던 그녀의 말이 떠올라 그는 다시 감정을 누그러뜨렸다. 방우지는 문가영이 그에게 의지하기 때문에 가장 무력할 때 그를 떠올리는 거라고 했다.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책임감 때문인지 진수빈은 항상 자신에게 의지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관대했다. 그는 잠시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걸음을 옮겨 문가영을 따라 집으로 돌아왔다. 문가영은 진수빈이 따라오는 것을 알았지만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 문을 열었을 때 작게 칭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또리였다. 문가영이 하루 종일 밖에 있어 한 끼밖에 못 먹은 또리는 서글픈 표정으로 바닥에 엎드린 채로 문가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이 아파진 문가영은 다가가 또리를 안고 거실로 데려간 뒤 먹을 것을 챙겨주었다. 강아지를 품에 안고 거실을 돌아다니는 문가영을 보며 진수빈은 깊은 목소리로 귀띔했다. “동물에는 기생충이 많으니 안고 돌아다니지 마.” 걸음을 멈칫하던 문가영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또리를 안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진수빈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졌다. “뭐 하는 거야?” “거실에 두면 더럽다고 생각할 테니까 내 방으로 데려가려고요.” 진수빈의 눈썹이 들썩였다. “네 방으로 데려간다고 더러운 게 깨끗해져? 난 위생에 신경 쓰라고 말하는 거야.” 문가영은 또리를 안은 채 무표정한 얼굴로 진수빈을 돌아보았다. 호수처럼 맑은 눈동자는 서글프면서도 차분해 보였다. 그녀가 나지막이 말했다. “수빈 씨, 또리의 존재를 받아들이기 어려우면서 왜 데려오자고 했어요?” 섬에서 문가영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때 진수빈이 먼저 데려가자고 제안했다. 진수빈을 바라보며 시선을 천천히 아래로 보낸 문가영은 하고 싶은 게 또리 얘기뿐만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책임도 못 지고 사랑해 주지도 못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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