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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진예은은 멍해서 물었다. “보청기는 꼈어?” 하지만 문가영이 못 듣는다는 점을 떠올리고 얼른 핸드폰으로 타자했다. 문가영의 눈가는 이미 붉어져 있었다. 문가영은 귀를 진예은에게 보여주었다. 보청기는 문가영의 귀에 있었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현장의 사람들은 다 임지아의 일에 시선 집중하고 있었다. 진예은은 얼른 문가영을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검사를 마친 후 장 교수가 문가영에게 물었다. [귀를 어디 부딪치거나 눌린 적 있어요?] [며칠 전에 마이크로 귀를 맞은 적이 있어요. 아까도 맞았고요.] [아파요?] [아주 아파요.] 그날 사무실에서 문가영은 기자들한테 둘러싸여 움직이지도 못했다. 그때도 귀가 아팠지만 진수빈이 문가영을 내쫓는 바람에 검사하지 못했다. 하지만 후에는 그렇게 아프지 않아 신경쓰지 않았다. [귀가 원래 손상되었으니 평소에 주의해야 해요. 어디서 부딪히거나 그러면 안 돼요. 아마 요즘 받은 충격 때문에 돌발성 난청이 온 것 같아요. 집에서 푹 쉬다가 그래도 낫지 않으면 바로 병원으로 와요.] 문가영은 장 교수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진예은은 한숨을 돌리며 문가영과 함께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문가영은 보청기를 아예 빼버렸다. 장 교수는 요 며칠 일단 보청기를 끼지 말라고 했다. 1층으로 내려갈 때, 문가영은 본인 사무실에 간식과 옷이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어차피 요즘 출근도 하지 않으니 온 김에 들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진예은은 들리지 않는 문가영의 보디가드가 되어주었다. 다른 간호사들은 문가영을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았지만 함영희는 반갑게 웃으면서 인사했다. 문가영도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함영희는 문가영이 입은 드레스를 보면서 물었다. “가영아, 오늘 연회라도 간 거야? 그런데 왜 이런 드레스를 입었어? 너랑은 잘 안 어울리는데...” 진예은이 옆에서 해명했다. “가영이가 귀를 다쳐서 보청기를 뺐어요. 지금 들리지 않을 거예요.” 함영희는 약간 놀랐지만 말을 이었다. “오늘 도대체 무슨 일이래요? 안 그래도 아까 임지아 씨도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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