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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문가영의 초안이 일단 통과되긴 했지만 여전히 수정해야 할 세부 사항이 많았다. 요즘 진수빈이 집에 거의 들어오지 않다 보니 문가영도 굳이 서둘러 집에 돌아갈 필요를 못 느꼈다. 그냥 회사에 남아 늦게까지 일에 몰두했다. 파고들수록 배워야 할 것도, 연구해야 할 것도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없이 일하다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뒤에야 회사를 나섰다. 노블 빌딩을 막 나서는데 저 멀리 또렷한 실루엣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흰색 티셔츠에 검은 운동복 바지 차림의 진수빈이 우산을 든 채로 서 있었다. 언뜻 보면 대학생처럼 보일 만큼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문가영이 그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여긴 왜 왔어요?” 진수빈은 말없이 우산을 그녀 쪽으로 기울였다. “비 오잖아.” 집에 도착하니 식탁에는 이미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진수빈은 조용히 시선을 내리깔며 말했다. “주 비서님이 가져다줬어. 아직 따뜻할 거야.” 문가영은 음식 한 번 보고 바로 알 수 있었다. 지난번 그 집 음식과 똑같았다. 그녀는 잠깐 망설이다가 조용히 말했다. “다음에는 주 비서님에게 부탁하지 마요. 이 집 음식이 좀 별로던데.” 진수빈의 몸이 순간 굳어졌다. 잠시 후,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전해둘게.” 식탁 위에는 음식 말고 생일 케이크도 놓여 있었다. 며칠이나 지난 탓에 이미 모양도 흐트러지고 색도 바래 있었다. 문가영이 미간을 찌푸렸다. “이 케이크, 이제 못 먹어요.” 일주일이나 된 케이크는 이미 상한 지 오래였다. 진수빈이 낮게 말했다. “알아.” 그가 집에 들어왔을 때, 냉장고 속에서 이 케이크를 바로 발견했다. 문가영 손에서 만들어진 음식은 언제나 맛있었다. 매년 생일마다 그녀가 케이크를 만들어줬는데 정작 한 번도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었다. 올해는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결국 케이크는 상해버리고 말았다. 그는 손끝을 가만히 움직였다. “그냥 저기 놓여 있는 걸 보기만 해도 괜찮아.” 문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저녁 식사 후 설거지를 하면서 그 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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