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진수빈은 흠칫하고 문가영을 쳐다보았다.
문가영은 이희성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진수빈의 시선을 마주하고는 저도 모르게 긴장되어 두 손을 꽉 쥐었다.
이희성과 함께 여기로 올라온 건 혼자 있는 것이 두려워서였다.
적어도 사무실에 올라오면 응급환자랑 부딪히는 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진수빈은 담담한 표정으로 문가영을 쳐다보았다. 아무도 그 눈빛이 무슨 감정을 뜻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같이 응급실에서 온 건데 나를 놓친 모양입니다.”
문가영은 뒤의 몇 글자를 알아볼 수 있었다.
진수빈은 문가영이 잘 따라오는 줄 알고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문가영이 응급환자랑 부딪힐뻔한 것도 모르고 말이다.
문가영은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진수빈을 무시했다. 진수빈의 뜻은 더이상 궁금하지 않았다.
문가영의 세상은 아주 조용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지 말지는 문가영의 선택이었다.
현재의 환자는 은퇴한 국회의원이어서 상부에서 아주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회의는 아주 오래 이어졌고 가장 적합한 수술방법을 위해 사람들이 너나 나나 입을 열었다.
문가영은 구석에 앉아서 몸을 웅크렸다. 회의는 저녁이 되어서야 끝났다.
회의가 끝날 때 문가영도 같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희성은 손을 흔들며 안녕을 고했다. 문가영은 이희성에게 아주 고마웠다. 만약 이희성이 아니었다면 1층에서 오후 내내 앉아있어야 했을 테니까 말이다.
이때 커다란 그림자가 문가영을 덮었다.
진수빈은 문가영의 앞에 와서 서서 차가운 얼굴로 문가영을 쳐다보았다.
자료를 들고 있는 진수빈을 보면서 문가영은 그가 어려운 일을 맡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가영이 핸드폰을 꺼내 타자를 하려고 했지만 진수빈이 보지 않을 거란 생각에 다시 핸드폰을 거두어들였다.
여민지는 정리한 자료를 들고 오면서 문가영을 보며 얘기했다.
“귀가 안 좋은 걸 알면 집에 갈 것이지.”
문가영은 여민지의 말을 알아보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구원의 눈빛으로 진수빈을 쳐다보았지만 진수빈은 마침 시선을 내리고 있었다. 겨우 눈이 마주친 순간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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