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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딱 봐도 믿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문가영이 핸드폰에 글을 써서 조심스레 문소운에게 보여주었다. [아버지, 죄송해요. 오후에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니 며칠 전에 귀에 충격이 가해진 것과 오늘 파편에 긁힌 것 때문에 돌발성 난청이 온 거래요. 장 교수님이 얘기하시길 며칠 쉬면 나아진대요.” 문가영이 장 교수한테 가서 치료받는 것도 문소운이 주선한 것이었다. 그러니 문소운은 장 교수에게 바로 물을 수 있었다. 문가영을 보던 문소운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은 원래 아주 기쁜 날이었어. 하지만 이렇게 망치다니...” 말을 마친 문소운은 또 진수빈을 보면서 물었다. “임지아 씨는 어떠냐.” “상황은 안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암 말기이다 보니 자극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문소운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얘기했다. “결국은 가영이 탓이구나. 가영이 귀가 나아지면 얼른 임지아 씨한테 사과하라고 해. 배상은...” 문소운이 잠시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 “문씨 가문에서 책임진다.” 구혜림이 옆에서 차갑게 웃었다. “정말 착한 사람 코스프레도 그만 해요. 무슨 일만 생기면 다 책임지려고 그래요? 민지의 축하 파티를 망친 것도 아직 뭐라 하지 않았잖아요!” 오늘은 원래 기쁜 파티였다. 하지만 임지아가 현장에서 쇼크로 쓰러지자 파티는 접을 수밖에 없었다. 구혜림에게는 무슨 일이냐고 묻는 전화만 잔뜩 쏟아졌다. 그러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여민지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담담하게 얘기했다. “임지아 씨의 상황은 원래 좋지 않았어요. 그런 사람을 자극했으니 쓰러지는 게 정상이죠.” 구혜림이 여민지를 다독였다. “민지야, 화내지 마. 엄마가 다시 준비해줄게.” “이런 곳에 시간 낭비할 필요 없어요. 이런 사단은 한 번이면 충분하니까요.” 말을 마친 여민지는 바로 2층으로 올라갔다. 계단을 올라가던 여민지가 멈춰서서 얘기했다. “임지아 씨한테 사과하고 싶다고 해도 시간이 지난 후에 가요. 임지아 씨에게는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합니다.” 구혜림은 일어서서 경멸의 시선으로 문가영을 쳐다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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