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4화
여수진은 그 말을 계속 되풀이했다.
여민지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녀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제발 그만 좀 해요! 제 수술이 왜 실패했는지 알아요? 제가 왜 이렇게까지 망가졌는지 몰라요?”
그날 응급실에서의 순간을 떠올리며 가슴이 철렁했다.
그녀는 휴대폰을 꽉 움켜쥔 채 거의 비명을 지르듯 말했다.
“당신 때문이에요! 당신이 하루에 열 번씩 전화하고 백 번씩 문자 보내잖아요! 제가 환자 수술 중일 때도 머릿속엔 전부 당신 목소리만 맴돌았다고요! 이제 만족해요? 내가 이렇게 망가진 걸 보니 기분 좋아요? 권승재! 권승재! 몇 년째 그 이름으로 날 옥죄면서 살아왔잖아요! 이제 와서 또 들먹여요?”
여민지는 마치 폭발한 사람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그동안 억눌려 있던 분노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환자가 두 번째로 쇼크가 왔을 땐 아직 살릴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에 갑자기 여수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녀는 요즘 계속 여수진에게 시달리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손을 떨었다.
여민지는 눈앞에서 환자가 죽는 걸 그대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분노를 표출하고 휴대폰을 바닥에 내던졌다.
병원의 태도는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여민지는 이제 평범하고 아무것도 아닌 의사로만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녀의 미래는 여수진이 모두 망쳐버렸다.
그때, 휴게실 문이 벌컥 열렸다.
여민지가 고개를 들자 몇몇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울면서 진수빈에게 달려갔다.
여민지는 목이 멘 채로 말했다.
“수빈 씨 나 완전히 망했어. 완전히 끝장났어.”
진수빈은 그녀를 부축했다.
곁에 있던 이희성은 조용히 설명했다.
“하루 종일 이 방에서 나오질 않더라고요. 병원에서도 집에 가서 쉬라고 했는데 완강히 거절했어요. 지금 병원 밖은 기자들로 가득해요. 저흰 도무지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진수빈은 잠시 고민하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데리고 나갈게요.”
이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여민지가 병원에 있는 한, 기자들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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