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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문지성의 말투는 대수롭지 않은 듯 가벼웠다. 하지만 진수빈의 얼굴은 끝내 어둡기만 했다. 그는 문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민지는 이런 일로 장난칠 사람이 아니야.” 문지성은 비꼬듯 웃었다. “그래? 꽤 잘 아는 사이인가 보네.” 진수빈의 얼굴에 불쾌함이 떠올랐지만 아무 말 없이 입을 다물었다. 그는 다시 문가영을 바라보았다. 뭔가 말하고 싶은 듯 망설였지만 문가영은 이미 그의 속내를 알아채고 있었다. 그녀는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당신은 영주에 회의하러 온 거잖아요. 회의 끝났으면 전북으로 돌아가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아무렇지 않게 말을 덧붙였다. “당신이 전북에 도착하자마자 여민지가 나타날 수도 있잖아요. 괜히 병원만 더 시끄러워지겠어요.” 그녀의 말은 분명 빈정거림이 묻어있었다. 진수빈의 짙은 눈동자엔 감정이 담기지 않은 문가영의 얼굴이 비쳤고 그는 미간을 아주 살짝 찌푸렸다.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잖아. 너도 알잖아, 어젯밤 누군가가 따라붙었다는걸.” 문가영은 여전히 담담하게 받아쳤다. “그래서 방우지 씨가 데리러 가는 걸 거절했죠.” 그녀의 말투는 차분했고 감정도 잘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진수빈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굳어졌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그가 입을 열었다. “네가 여민지를 싫어하는 건 알지만 지금 상황은 다르잖아. 여민지가 이런 걸로 장난칠 리 없어.” 문가영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진수빈이 말했다. “전북에 다녀올게.” 예상했던 말이기에 문가영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수빈이 떠난 뒤, 문지성이 문가영에게 말했다. “진수빈이 오빠인 나보다 훨씬 더 여민지를 걱정하네.” 문가영은 조용히 물었다. “정말 여민지가 실종된 게 맞다면요?” 문지성은 덤덤하게 말했다. “그럼 경찰에 신고해야지. 고의로 사라졌든, 누가 납치했든. 그럴 땐 우리가 나설 필요 없고 경찰이 훨씬 잘하잖아.” 그는 이 상황에도 전혀 동요되지 않았고 표정조차도 매우 냉정했다. 그렇게 말하는 여민지가 그의 동생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문가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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