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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문지성의 말투는 썩 유쾌하지 않았다. 대놓고 비꼬는 건 아니었지만 그 뉘앙스는 누구라도 느낄 수 있을 만큼 노골적이었다. “그런 거 아니에요. 오해하신 거예요.” 문가영은 순간 당황해 저도 모르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문지성의 시선이 문가영에게 잠시 머물더니 천천히 유정원 쪽으로 옮겨갔다. 그러고는 별 감정 없는 얼굴로 혀를 한 번 찼다. “그래도 진수빈보단 젊네.” 그 말에 문가영은 꾹 참고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진짜 그런 거 아니에요. 정원 씨는 손서희 교수님 아드님이에요. 잠깐 부탁받아서 돌봐주고 있는 것뿐이에요.” 문지성은 여전히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속내를 알 수 없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만 바라볼 뿐, 유정원에게는 단 한 번도 시선을 주지 않았다. “너 자신도 제대로 못 챙기면서 누구를 챙기겠다고?” 그 말에 문가영은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딱히 반박할 여지도 없었다. 문지성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으니까. 사실 그녀는 아직 자기 일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상태였다. 쌓여만 가는 문제들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도 모를 만큼 얽혀 있었고 모든 게 잠시 멈춰 있는 듯한 나날 속에서 해결책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이 모든 걸 알고 있는 건 문지성과 문가영, 단 두 사람뿐이었다. 유정원은 그 어떤 사정도 알지 못했다. 유정원은 문지성을 한 번 힐끗 보고는 다시 문가영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누나 은근히 인기 많네요? 그 정도 줄 서 있으면 인정이죠. 역시 매력 있으셔.” 문가영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뭔가 더 말하기 전에 입을 막아야겠다 싶었지만 유정원은 이미 문지성을 향해 몸을 틀었다. “그런데 이쪽 2번 선수님, 누나한테 그렇게 들이대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그 말에 문가영은 문지성 쪽을 쳐다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손서희의 부탁을 그때 왜 그렇게 쉽게 받아들였을까, 이제 와서 뼈저리게 후회가 밀려왔다. 그런데도 문지성은 언제나처럼 여유만만하게 받아쳤다. “그래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문가영은 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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