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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점심 무렵이 되어서야 임슬기가 진수빈을 향해 슬쩍 시선을 던졌다. “오늘은 꽤 한가한가 봐?” 진수빈이 잠시 멈칫하더니 짧게 대답했다. “괜찮은 것 같아요.” 임슬기는 코웃음을 치더니 문가영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진수빈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오가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평소 같았으면 진수빈은 집에 돌아와도 용건만 말하고 가는 게 보통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인지 소파에 말없이 앉아 대화에 끼지도 않고 가만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최근 그가 벌이고 다닌 일을 떠올리자 임슬기는 그러려니 싶기도 했다.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바쁘면 먼저 가도 돼.” 진수빈이 고개를 돌려 임슬기를 바라봤다. 미간이 미세하게 찡그려져 있었다. “아니에요. 시간 괜찮아요.” “그래? 그런데 요즘은 여민지가 널 못 보면 죽기라도 할 기세라며?” 임슬기는 눈길 한 번 피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집에 얼굴 비추는 것도 드물더니, 요즘 하는 거 보면 문씨 가문에 들어가서 사위 노릇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했지.” 임슬기가 불편해하는 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요 며칠 진수빈이 여민지 곁만 맴돈다는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었다. 문소운과 구혜림 역시 그걸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진수빈이 벌써 문씨 집안 사람이 다 된 줄 알 정도였다. 진수빈은 임슬기를 바라보다가, 다시 슬쩍 문가영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하필이면 문가영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자몽 껍질을 벗기고 있었다. 마치 아까부터 이쪽 얘기를 전혀 듣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진수빈이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말을 꺼냈다. “민지 일은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같아요. 걔는...” 임슬기가 곧장 말을 끊었다. “걔가 어쨌든 나랑 상관없어. 너부터나 마음 잘 정리해. 누가 네 약혼자인지는 네가 제일 잘 알 거 아니야.” 그 말을 끝낸 뒤 임슬기는 바로 문가영을 불러 함께 식사하자고 했다. 문가영이 자리를 일어나며 고개를 든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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