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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이때 문가영의 손은 진수빈에게 잡히고 말았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데려다줄게.” 그런데 말이 끝나자마자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여민지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는데 문가영 쪽에서 마침 발신자 번호가 보였다. 그녀는 손을 빼내며 조용히 말했다. “혼자 갈 수 있어요.” 진수빈은 바로 휴대폰 화면을 잠그며 말했다. “너무 늦었어. 위험해.” 유정원이 적절한 타이밍에 끼어들었다. “제가 누나 옆에 함께 있으니 진 선생님은 시간 낭비할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저희 엄마가 그러던데 의사는 항상 환자를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고 했어요.” 진수빈은 그를 무시한 채 문가영을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 “내가 데려다줄게.” 오늘 일은 확실히 진수빈과 유정원에게 고마워해야 했다. 하지만 아까 문지성과 함께 내일 행사 문제를 다시 논의해보자고 해서 고개를 흔들며 거절했다. “지성 씨랑 아직 상의할 일이 있어요.” 진수빈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눈빛마저 어두워지면서 말했다. “무슨 일인데 굳이 꼭 지금 상의해야 하는데? 시간이 늦었잖아.” “내일 행사에 관한 일이에요.” 문가영은 말을 마치자마자 문지성이 차를 몰고 오는 게 보였다. 그녀는 진수빈을 힐끔 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일은 정말 고마웠어요. 그런데 지금은 저도 할 일이 있어서 굳이 저를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그러고서 그녀는 유정원을 데리고 바로 문지성 차에 올라탔다. 제자리에 서서 차가 점점 멀어져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던 진수빈은 눈빛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가영이가 진 선생님을 배신한 것 같은 표정 짓지 마요.” 진예은은 한쪽에 가서 전화를 받다가 이제야 돌아왔다. 그녀는 진수빈을 힐끔 쳐다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가영이는 진 선생님한테 빚진 거 없어요.” ... 문가영은 문지성의 차에 올라타서야 유정원에게 물어볼 시간이 생겼다. “오늘 왜 수빈 씨랑 같이 온 거예요?” 유정원이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엄마가 사람 찾으러 병원에 가보라고 해서 갔다가 겸사겸사 진 선생님 보러 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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