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3화
문가영은 멈칫하다 진수빈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민지 씨가 어디에 갈 건지 알고 있는 모양이에요?”
진수빈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내가 여민지라면 바로 해외로 도망쳤을 거야.”
문가영은 잠시 멍해지긴 했지만 진수빈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민지는 거만한 성격이었지만 고개를 숙여야 할 땐 숙일 줄 아는 사람이라 한순간 때문에 자신의 미래를 망치지 않았다.
문사라 사건을 문지성도 알게 되어 그녀를 절대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래서 여민지는 문지성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함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문가영은 마음 한구석에 알 수 없는 불안함이 있었다. 왠지 모르게 여민지가 도망쳐 나와서 큰 사고를 저지를 것만 같았다.
그래서 문가영은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하고 거의 매일 집에만 있었다.
반면 진수빈은 치료받는 시간 외에도 바쁜지 일찍 나가서 늦게 들어왔다.
진예은한테서 연락이 왔을 때는 이미 저녁 무렵이었다.
출장 가야 해서 또리를 돌볼 수 없다고 하자 문가영이 데리러 가겠다고 했다.
이제 막 나가려던 참에 진수빈이 손에 작은 상자를 들고 들어왔다.
문가영이 나가려는 걸 보고 그가 발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어디 가려고?”
동공이 순간 확장되는 것 같았다.
문가영은 고개 숙여 그의 손을 바라보았다.
“다쳤어요?”
진수빈의 손등에 있는 선명한 상처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진수빈은 이제야 알아챈 듯 손을 뒤로 살짝 빼더니 문가영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잠깐만. 나랑 같이 가.”
그는 말끝을 흐리며 문가영을 피해 서재에 물건을 가져다 놓았다.
문가영은 그의 그런 모습을 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진수빈이 어딘가 이상했지만 굳이 묻지 않았다.
진예은은 이미 공항으로 향했고, 집에는 도우미만 있었다.
진수빈은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또리는 여기에 있는 게 익숙한 듯 구석에 웅크리고 나오려 하지 않았다.
도우미가 옆에서 웃으면서 말했다.
“또리가 요즘 장난기가 많아서 지금 숨바꼭질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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