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5화
아주 잠깐 문가영은 진수빈이 임슬기와의 대화를 듣고 일부러 이렇게 말하는 줄 알았다.
문가영이 물었다.
“왜 갑자기 눈 구경하러 가고 싶어진 거예요?”
“내 기억 속에 너랑 한 번도 눈 구경 간 적 없는 것 같아서.”
진수빈이 말했다.
전북은 겨울에 눈 내리는 일이 드물었다.
전에 병원에서 외부 파견으로 전남에 간 적 있는데 그때 전남에 눈이 내리고 있어 문가영은 사실 진수빈과 함께 가고 싶었다.
진수빈 앞에서 한번 언급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진수빈은 결국 다른 사람을 제안했다.
그녀는 진수빈을 바라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눈 보러 가고 싶지 않아요. 너무 추워요.”
진수빈은 그녀에게 강요하지 않았다.
“그러면 다른 데 가도 되고.”
“어디도 가고 싶지 않아요.”
문가영이 말했다.
“수빈 씨, 곧 설날이 다가오고 있어요.”
설날까지 열흘밖에 남지 않았는데 문가영은 정말 어디든 가고 싶지 않았다.
진수빈은 고개를 숙인 채 더는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설날 지나서 가도 되고.”
문가영은 멈칫하고 말았다. 진수빈에게 설날을 함께 보내지 않을 거라는 말을 차마 하지 못했다.
설날 지나서 같이 여행 간다는 건 말도 안 되었다.
...
임슬기는 문가영이 영천에 가고 싶어 한다는 걸 알고 병원에 있을 때 이미 그녀를 위해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다.
결국 임슬기는 그렇게 독한 마음을 품지 못했다.
3일 후에 출발 예정인 문가영은 또리를 안고 창가에 앉아서 멍때렸다.
또리는 고개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의 턱에 얼굴을 비볐다.
문가영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또리야, 곧 너한테 새집이 생길 거야.”
알아듣지 못한 또리는 그녀의 턱을 핥을 뿐이다.
문가영은 다시 한번 집 안을 꼼꼼히 살폈다.
진수빈이 그녀의 취향대로 꾸몄지만 아무리 봐도 뭔가 차갑게 느껴졌다.
이때 또리가 갑자기 품을 떠나 서재 쪽으로 달려갔다.
문가영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진수빈은 평소에 그녀가 서재에 들어가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또리를 데려오려 했지만 서재 문이 열려있어 또리가 문을 밀치고 들어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