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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임슬기는 말을 끝내자마자 일부러 진수빈의 반응을 살폈다. 그녀가 문가영한테 말했던 것처럼 진수빈은 모든 게 자초한 짓이었다. 문가영이 기회를 주지 않은 게 아니라 그가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못했을 뿐이다. 이슬기는 지금도 진수빈의 가슴을 콕콕 찌르고 있었다. 어차피 심리 의사도 지금 상태가 안정됐다고 했으니 말이다. 진수빈은 임슬기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치채지 못했다. 그저 머릿속에는 온통 문가영이 소개팅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만 가득했다. 임슬기는 옆에서 그를 계속 자극했다. “아, 맞다. 명우도 유씨 가문에 있던데? 가영이랑 사이가 좋아보이더라고. 가영이는 전북을 떠난 후로 확실히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았어.” 사실 이 말은 문가영이 전북을 떠나서 잘 지내고 있다기보다는 문가영이 진수빈을 떠나서 잘 지내고 있다는 말에 더 가까웠다. 진수빈은 방으로 들어가 소파에 놓여있는 인형 탈을 보면서 주먹을 꽉 쥐었다. 문가영과 결혼할지 말지 모르겠다고 했던 사람은 분명 진수빈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문가영이 다른 사람과 결혼할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숨이 멎을 정도로 아팠지만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그럴만한 자격도 없었다. ... 임슬기를 보내고 나서 유씨 가문에 더 많은 사람이 방문했다. 유진성과 손서희는 문가영이 유씨 가문에 완전히 어울렸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려면 이런 사교 모임에 자주 참석해야 했다. 모든 일이 다 끝나서야 손서희가 문가영에게 말했다. “가영아, 너희 아빠랑 얘기해봤는데 사실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 유씨 가문에 돌아온 지 1년도 되었고, 이제는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엄마 아빠가 평생 너를 돌볼 수는 없잖아. 그래서 인간관계 처리하는 방법도 배워야 해. 예전에 문소운이 너한테 가르쳐주지 않았던 거, 우리가 다 가르쳐줄 거야. 유씨 가문의 자식이 되려면 예전처럼 그렇게 나약해서는 안 돼.” 이것은 류수정이 왔다 간 이후로 손서희가 깨달은 부분이었다. 늘 문가영한테 미안해서 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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