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6화
“그러겠다고요. 당 교수님 말씀,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습니다.”
진수빈이 말했다.
그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문가영이 자신이 의사로서의 모습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해주던 그때를.
방우지는 진수빈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돌아오겠다고 마음을 내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 일이었다.
그는 진수빈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잘 생각했어요. 돌아오면 설이도 언제든 볼 수 있을 테니까요. 이 선생님한테서 들었는데 오늘 설이가 진 선생님 결혼 얘기를 꺼냈다고 하더라고요? 설이가 진 선생님을 제일 좋아하잖아요. 그리고... 설이가 아직 어리다고는 하지만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병원에서만 벌써 2년을 보냈잖아요.”
...
문가영과 진예은은 병원을 나와 곧장 보육원으로 향했다.
안에 들어서기도 전에 하얀 강아지 한 마리가 총알처럼 달려와 문가영 다리에 와락 매달렸다. 또리였다.
전북을 떠날 때 문가영과 유정원은 너무 급히 떠났다.
목적지도 영천이라 또리를 데려갈 여유가 없었다.
마침 함영희도 강아지를 한 마리 키워보고 싶다 했기에 문가영은 또리를 잠시 맡아 달라고 부탁했었다.
멀리서부터 함영희의 목소리가 가까워졌다.
“어쩐지 또리가 밥도 안 먹고 자꾸 밖으로 뛰더라 했더니. 주인 온 걸 알아챘네.”
함영희가 웃으며 나왔다. 영이도 뒤를 따랐다.
함영희는 문가영을 위아래로 훑더니 말했다.
“예전보다 살이 더 빠졌네. 정원 씨가 널 괴롭힌 거 아니야?”
셋이 얼굴을 맞댄 건 오랜만이었다. 함영희와 진예은은 문가영이 외국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영천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것저것 물었다.
문가영은 차분히 대답했고 영천 얘기도 조금 꺼냈다.
그 말을 들은 진예은과 함영희는 눈빛을 주고받더니 동시에 물었다.
“빨리 말해봐. 크리스마스에 네 옆에 있던 그 잘생긴 남자 누구야?”
문가영은 한 박자 늦게야 그들이 명우를 말하는 거라는 걸 알아차렸다.
“아무도 아닌데? 아빠 제자일 뿐이야.”
“진짜?”
“그럼. 정말이야.”
문가영의 표정은 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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