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7화
성우빈은 그녀를 흘끗 보더니 느릿하게 말을 꺼냈다.
“진수빈 씨는 가영 씨 물건을 되찾겠다고 지성 씨랑 반년 넘게 줄다리기를 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못 해요. 그러니까 진수빈 씨와 그런 일들이 벌어졌을 때 가영 씨 마음속에 어떤 생각이 있었는지, 그걸 알아야겠어요. 알려주실 거죠?”
성우빈의 말에는 애초에 거절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기운이 배어 있었다.
문가영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그에게 이끌려 VIP 대기실로 들어와 있었다.
성우빈은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모조리 알아냈다.
진예은은 떠나가는 성우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괜스레 섬뜩해졌다.
“저 사람 너무 무서운 거 아니야? 너무 영악해서 사람 같지가 않아. 수연이라는 분 정말 불쌍하다. 남자친구가 이런 사람인 걸 알기나 할까?”
문가영은 불현듯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괜히 자기가 했던 말이 천수연에게 불행을 끌어다 주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더군다나 문지성에게서 성우빈과 천수연의 관계가 복잡하다는 말을 전해 들었었다.
지금의 천수연은 성우빈 곁에 사실상 갇혀 있는 거나 다름없었다.
마침 탑승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문가영은 말없이 진예은과 함께 비행기에 올랐다.
성우빈이라는 사람은 너무 위험해 보였다. 남의 속마음을 끌어내는 데 아주 능수능란했다.
그런 묘한 기운이 문가영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문가영은 문지성에게 전화를 걸어 방금 일을 모두 전했다.
문지성은 성우빈을 너무 의식하지 말라며 위로했다. 성우빈이 천수연을 해치는 일은 없을 거라며, 사랑밖에 모르는 바보라며 문가영을 안심시켰다.
마음을 졸이던 문가영은 그 말을 듣고서야 긴장이 풀렸다.
그러나 옆에서 이야기를 다 듣고 있던 진예은은 낮은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천성 그룹이 지금 이 꼴이 된 게 다 누구 때문인데. 그 사람이 사랑밖에 모르는 바보라면 진수빈은 뭐야? 진수빈은 성우빈보다 더한 놈이잖아.”
진수빈의 얘기에 문가영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진예은은 당황한 듯 잠시 쭈뼛거리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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