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6화
구혜림은 매일 발작하듯 문가영을 저주했다. 문지성이 병실에 들어설 때마다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맹세하라고 몰아붙였다. 반드시 문가영이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문지성도 여민지에 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 해서 병실을 찾았지만 구혜림의 소란이 거듭되자 차츰 발걸음을 끊었다. 대신 양민경을 병실에 남겨 상황을 지켜보게 했다. 그러나 이런 난동은 오히려 문가영과 문지성 사이에 부정한 관계가 있다는 억측을 굳히는 꼴이 되고 말았다.
노블 그룹 본사 앞은 물론, 북원 그룹 건물 앞에도 기자들이 매일 몰려들었다.
진경수가 회사로 돌아왔을 때 그 광경을 보고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는 진수빈을 불러 거칠게 꾸짖고 단호하게 말했다.
“문가영이랑 문지성이 이렇게 얽혀 있는데, 굳이 우리 진씨 가문이 그 아이를 며느리로 맞아야 할 이유가 뭐 있느냐? 아직 결혼식도 안 올렸는데 회사까지 끌어들여 더럽히는 꼴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앞으로 가영이와 엮이지 마라.”
진수빈은 말없이 방을 나왔다.
층을 내려가자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문가영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물었다.
비서가 곧바로 막으려 했지만, 진수빈은 발걸음을 멈췄다. 고개를 숙인 채 차분히 그러나 또렷하게 말했다.
“저는 가영이를 믿습니다.”
곧바로 기자가 파고들었다.
“혹시 아직 사실을 모르시는 게 아닙니까? 약혼한 지 수년이 지났는데 왜 혼례를 치르지 않았는지 그 내막을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일순간 현장은 고요해졌다. 모두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진수빈은 잠시 침묵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가영이는 언제나 훌륭했습니다. 잘못은 늘 제 쪽에 있었고 제가 가영이를 저버린 겁니다.”
예상치 못한 답변에 현장은 술렁이며 들끓었다.
그 시각, 문가영은 함영희, 진예은과 함께 집에서 샤브샤브를 먹고 있었다. 이희성도 자리를 함께했다.
인터뷰는 곧 화제가 되었고 온라인 여론은 다시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갔다.
함영희가 먼저 휴대폰을 내밀며 말했다.
“내가 너희 사정을 몰랐다면 진짜 믿었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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