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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여민지는 그 위협적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얼굴에서 피기가 사라졌다. 저 사람들이 어떤 짓까지 할 수 있는지 그녀는 이미 뼛속까지 알고 있었다. 눈을 질끈 감은 채 낮게 중얼거렸다. “사흘 안에... 반드시 돈 마련해서 갚을게.” “좋아. 200억 원 가져오길 기다리고 있지.” 여민지의 눈이 크게 치떴다. “분명 100억 원이었잖아! 언제 200억 원으로 불어난 거야?” “네게 시간을 준 게 공짜인 줄 알아? 네 부탁 들어주며 해온 일들이 다 돈이지. 모자라면 옛날 방식대로 널 팔아넘기면 그만이야.” 그 목소리는 날카롭고 잔혹했다. “안 돼! 갚을게! 반드시 갚을 테니까 제발...” 여민지는 눈을 꼭 감고 애원했다. 이미 그들에게서 어떤 고통을 당했는지 뼈저리게 겪어왔기에 다시 끌려간다면 어떤 결말이 기다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전화는 이미 끊겼지만 그녀는 여전히 떨리는 입술로 중얼거렸다. “꼭 갚을 거야. 어떻게든...” 한참이나 지나서야 겨우 진정했지만 손목에 남은 흉측한 상처를 바라보는 순간 온몸이 다시 굳어졌다. 200억 원. 그 돈을 대체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순간, 그녀의 손이 힘껏 움켜쥐어졌다. “문가영, 네가 날 이렇게 만든 거야.” 그러나 온라인에 떠도는 소문은 정작 문가영에게 큰 상처가 되지 않았다. 예전에는 누구 하나 곁에 없어 완전히 버려진 상태에서 공격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녀의 뒤에는 유씨 가문과 문지성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실제 생활에는 조금도 영향이 없었다. 가끔 들려오는 건 구혜림의 발병 소식뿐이었다. 그 소식은 주로 임슬기에게서 전해졌다. 임슬기는 재빠르게 움직였다. 진경수의 재산 은닉 증거를 손에 넣은 뒤에는 공개적으로 그와 크게 다투며 이혼 소문을 흘렸고 그의 인맥을 되레 이용해 자기 집안을 다시 세우고 있었다. 모든 건 진경수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진행됐다. 그 과정에 진수빈이 얼마나 개입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임슬기와 그의 사이는 한결 부드러워진 듯했다. 구혜림에 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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