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8화
문가영과 여민지의 통화는 임슬기도 모두 들었다. 그녀는 문가영 얼굴에 드리운 불안과 긴장을 보고 잠시 머뭇거리다 물었다.
“가영아, 방금 그게 여민지니?”
문가영의 낯빛은 극도로 굳어 있었다.
“여민지가 언니 묘지에 갔어요.”
임슬기의 물음 덕분인지 오히려 문가영은 순간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여민지가 무슨 짓을 꾸미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코 좋은 일일 리 없었다.
그때 다시 휴대전화 알림이 떴다. 문사라의 묘비가 이미 일부 파손된 사진이었다. 문가영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더는 망설일 수 없었다. 임슬기에게 몇 마디만 남기고 곧장 묘지로 향했다.
한편, 여민지는 금이 간 묘비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흔들림 없는 얼굴로 곁의 남자에게 물었다.
“정말 다 준비 끝난 거 맞지?”
남자는 비릿하게 웃으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걱정 마. 다 돼 있어. 그런데 참 대단해. 자기 동생 속이겠다고 친언니 무덤까지 파헤치다니...”
그는 비아냥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
“차라리 우리 보스 밑으로 들어오는 게 낫겠다. 네 성격이면 어디서든 살아남을 거야.”
여민지는 그의 손을 거칠게 쳐냈다. 얼굴에는 노골적인 혐오가 스쳤다.
“사람은 내가 불렀으니 약속 잊지 마. 하지만 서둘러. 문가영이 온다면 곧 문지성과 진수빈도 나타날 거야.”
남자가 혀를 찼다.
“그럴 거 알면서 왜 아까 그년한테 못 오게 단단히 못 박지 않은 거지?”
“왜 그래야 해?”
여민지가 차갑게 되물었다.
그녀는 문사라의 사진을 집어 들어 잠시 바라보다가 담담히 말했다.
“직접 눈앞에서 문가영이 사라지는 걸 보게 하는 게 훨씬 재미있잖아. 절망과 고통을 왜 나 혼자만 느껴야 해? 그리고 너희 정도 실력이면 한 사람쯤 데려가는 건 일도 아니잖아. 예전에 날 끌고 갔을 때처럼.”
그녀는 시선을 떨구더니 자신과 꼭 닮은 얼굴이 담긴 사진을 찢어 조각내고 바람에 날려 버렸다.
그 무심한 태도에 옆의 남자조차 서늘함을 느끼며 움찔했다. 그러나 여민지의 눈빛엔 어떤 동요도 없었다.
그녀의 눈에는 이미 마모된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