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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문가영의 머릿속에 여민지가 했던 말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렀다. 그녀는 더는 무엇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곧장 묘지 안쪽으로 달려가 언니의 묘비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러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는 순간 온몸이 떨려왔다. 여러 명의 사내가 문사라의 묘비 앞에서 각종 도구를 들고 땅을 파헤치고 있었다. 묘비 주변에는 이미 깊은 구덩이가 패여 있었고 그중 한 남자는 묘비 옆에 웅크려 무언가를 들춰내고 있었다. 그 끔찍한 장면에 충격을 받은 문가영은 이성을 잃을 듯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된 채 달려들어 그 남자를 힘껏 밀쳐냈다. 목소리는 분노와 떨림으로 뒤섞여 있었다. “당신들 뭐 하는 거야! 여긴 우리 언니 묘비야! 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냐고!” 남자가 비웃듯 침을 뱉으며 서늘하게 웃었다. “언니? 내가 알기론 넌 문씨 가문의 양딸이라던데?” 문가영은 입술을 세게 깨물며 사람들 사이에 서 있는 가냘픈 그림자를 바라봤다. 여민지였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바람막이 코트를 걸친 채 서 있었다. 한때 곱고 단정했던 짧은 머리는 지금 마른 풀처럼 흐트러져 있었고 피부는 창백했다. 내려뜬 눈매와 함께 온몸에서 음울한 기운이 번져 나왔다. 문가영은 숨을 고르며 물었다. “여민지, 날 여기로 불러낸 이유가 뭐야?” 그제야 여민지가 고개를 들었다. 표정은 흔들림 하나 없었다. “당연히 내 몫을 되찾으려고 온 거지. 문가영 웃기지 않아? 왜 좋은 건 전부 네 차지야? 네가 뭘 잘났다고?” 그리고는 차갑게 덧붙였다. “그 전에 네가 내 고통을 똑같이 느껴야지. 그래야 공평하지 않겠어?” 문가영은 파헤쳐진 언니의 묘비를 바라보며 불안에 사로잡혔다. 여민지의 말 속에 담긴 저의를 짐작할 수 있었지만 깊이 따져볼 틈조차 없었다. 그 순간, 등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 거친 손이 그녀의 코와 입을 수건으로 틀어막았다. …… 잠시 뒤, 쓰러진 문가영을 내려다보며 여민지가 차갑게 말했다. “이제 우리 사이도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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