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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아무도 여민지가 이런 반응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구혜림도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물었다. “민지야,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는 널 구하러 왔는데 보복할 리가 없잖아.” 하지만 여민지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두려움이 가득한 얼굴로 구혜림 등 사람들을 바라보며 미친 듯이 머리를 저었고, 입으로는 뭐라고 중얼거렸다. 유정원은 여민지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반응을 보니까 그쪽이 누나를 납치한 게 맞나 보네요.” 원래는 의심만 했을 뿐이지만, 지금 여민지의 반응을 보니 추측이 맞는 것 같았다. 김주는 눈썹을 까닥이며 당당하게 말했다. “네 말이 맞아. 0527이 문가영을 유인했어. 이년이 우리한테 진 빚이 자그마치 400억이거든. 그래서 문가영으로 갚겠다고 한 거야.”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눈동자에는 악의가 넘쳤다. “당신들도 알잖아. 우리 그곳에서는 이런 여자를 어마어마한 값에 팔 수 있어.” 유정원은 김주의 말에 화가 났고 어두운 표정으로 김주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김주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김주가 총을 문가영의 허리에 대고 있으니, 문가영은 맞은 편에 서 있는 사람들을 바라만 볼 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그들의 얼굴을 자세히 보고 싶었지만, 아까부터 눈이 흐릿하여 앞이 잘 보이지 않았고, 귓가에는 여민지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순간, 문가영은 갑자기 시간이 갑자기 멈춘 것처럼 주위 사람들의 움직임이 느려졌다는 것을 느꼈다. 진수빈은 줄곧 문가영을 살펴보고 있었는지라 바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고 무언가가 떠오른 듯이 얼굴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김주는 자꾸만 소리를 지르는 여민지 때문에 더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시간 낭비하지 마! 내가 방금 말한 조건에 동의하든가 아니면 내가 다 죽이든가 둘 중 하나 선택해!” “알았어! 당신 말대로 해!” 김주의 말이 끝나자마자 구혜림이 바로 대답했다. 구혜림은 긴장이 가득한 얼굴로 여민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민지를 풀어주고 문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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