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6화
“지수 씨가 이미 한 번 진예원 씨를 잘못 골랐는데 또다시 진예은 씨를 택하겠어요? 진 씨 집안에 변변한 게 있긴 해요?”
봉소정의 말은 뺨을 후려치는 듯 매서웠다. 그 소리는 그대로 진예은의 얼굴에 꽂혔다.
진예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을 들었다.
“그렇게밖에 말 못하겠으면 다시 배우고 오세요. 남 앞에서 추태는 부리지 말고요.”
그러나 손은 이내 붙잡혔다. 얼마 전 다친 탓에 반응이 늦었던 것이다. 봉소정의 눈빛은 싸늘했다.
“그런 헛된 마음은 이제 그만두는 게 어때요? 지수 씨와 나의 혼인은 이미 정해진 일이에요. 진예은 씨가 낄 자리가 아니에요.”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며 단호히 잘라 말했다.
“얌전히 있으면 지난 일은 묻지 않을게요. 하지만 또다시 뻔뻔하게 굴면 아주 비참하게 만들 거예요.”
노골적인 위협이었다.
문가영은 끝내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서서 진예은을 자기 뒤로 감쌌다. 봉소정은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본 뒤 턱을 살짝 들었다.
“문가영 씨, 진예은 씨와 예전엔 친구였겠죠. 하지만 언니의 남편을 유혹한 여자를 두둔한다면 언젠가 당신에게도 손길이 뻗칠지 몰라요.”
진예은은 문가영의 손을 꼭 움켜쥐었다. 문가영은 손등을 가볍게 눌러 달래며 차분히 맞섰다.
“봉소정 씨, 지금은 저와 예은 사이를 따질 때가 아니라, 오히려 곧 경찰이 오면 방금 저지른 고의 상해를 어떻게 설명할지부터 걱정하세요.”
그 순간, 병실 문이 열리며 송지수가 들어왔다. 갓 강의를 마치고 온 듯 정갈한 정장을 입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잠시 진예은에게 머물렀다가 곧 봉소정에게로 옮겨갔다.
“무슨 일이야?”
목소리에는 은근한 다정함이 깔려 있었다.
봉소정은 말이 없었다. 대신 곁에 있던 친구가 나서서 상황을 한껏 과장해 늘어놓았다.
점심 무렵 문가영과 진예은이 함께 있던 식당에 봉소정의 친구가 있었고 그 자리에서 나눈 대화가 고스란히 전해졌던 것이다.
모든 얘기를 들은 송지수는 고개를 돌려 진예은을 바라봤다. 눈빛은 깊고 어두워 속내를 가늠할 수 없었다. 잠시 뒤, 그는 짧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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