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2화
문가영은 한참 동안 진수빈을 바라보다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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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손을 잡고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 마침 유정원이 돌아왔다. 그는 억울한 기색으로 눈을 굴리며 문가영을 향해 푸념했다.
“누나, 나 진짜 저런 모임 가기 싫어요. 다들 무섭다니까요. 아직 미성년자인데 벌써 여자친구 소개해 주겠대요. 말도 안 되지 않아요?”
문가영이 놀라 이마를 좁히며 대답하려던 찰나, 진수빈이 먼저 나섰다.
“그런 일도 감당 못 하겠으면, 내일 당장 A국으로 돌아가는 게 낫겠네요.”
유정원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내가 누나한테 말한 건데, 진 선생님이 왜 끼어들어요?”
진수빈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단호히 말했다.
“난 단지 상기시켜 주는 겁니다. 정원 씨가 여기 남은 건 누나를 돌로려는 거지, 누나가 정원 씨까지 떠맡으라고 있는 게 아니에요.”
유정원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날카롭게 진수빈을 노려보더니 곧장 문가영에게 투덜거렸다.
“아직 집에도 못 들어온 주제에 잘난 척은요. 누나, 그냥 차버려요. 그래야 세상 험한 줄 알죠.”
문가영은 두 사람의 말싸움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그대로 부엌으로 향해 임슬기를 거들었다.
진수빈은 그녀가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유정원을 향해 낮게, 그러나 분명히 말했다.
“가영이는 나랑 연애할 뿐 아니라 결혼도 할 거예요. 평생 내 곁에 있을 겁니다.”
유정원의 얼굴이 파래졌지만 더는 반박하지 못했다. 혼자 씩씩대며 괴로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그러다 임슬기가 저녁을 먹자고 부르자 억눌린 기분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그러나 저녁을 먹던 도중, 문가영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진예은이었다.
“가영아, 나 출발해. 그냥 알려 두려고 전화했어.”
“내일 오후에 간다고 하지 않았어?” 문가영이 놀라 물었다.
“제작진이 계속 재촉하길래, 마침 시간도 나서 먼저 가기로 했어. 지금 공항이야. 걱정하지 마, 도착하면 연락할게.”
문가영은 조심스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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