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6화
진수빈은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굳게 다문 입술과 움켜쥔 손이 이미 그의 속마음을 말해 주고 있었다.
문가영은 일부러 가볍게 놀리듯 물었다.
“그러니까 전북에서 그렇게 긴장했던 게 제가 떠날까 봐서가 아니라, 우리 부모님 때문이었다는 거죠?”
진수빈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곧은 눈매 속에는 무력감이 스며 있었다.
“그렇게 말하면 곤란하지. 너도 내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잖아.”
문가영은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아요. 그러니까 수빈 씨, 괜히 긴장하지 마세요. 걱정해도 달라지는 건 없어요. 결국은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죠.”
그는 말없이 그녀를 응시했다. 검은 눈동자에는 서운함과 아쉬움이 번졌다.
앞좌석에서 명우가 헛기침을 했다.
“두 사람, 할 얘기 있으면 집에 가서 하세요. 다 들려요.”
문가영은 장난에 빠져 잠시 명우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얼굴이 붉어진 그녀는 작게 사과했다.
명우는 웃으며 그녀를 한번 보고는 슬쩍 덧붙였다.
“선생님께 뭐라고 설명할지부터 고민하세요. 아직도 못마땅해하시던데요.”
그 말에 진수빈의 등이 순간 똑바로 펴졌다. 문가영은 그의 손바닥을 살며시 눌러 긴장을 풀어 주려 했다. 하지만 집에 도착할 때까지 그는 잔뜩 굳은 얼굴이었다.
집 앞에는 이미 유정원 일행이 와 있었다. 진수빈은 전북에서 가져온 선물 봉투를 꺼내 유진성과 손서희 앞에 내밀었다.
“손 교수님, 유 대표님.”
그러나 두 사람의 반응은 담담했다.
“그냥 둬요.”
진수빈은 고개 숙여 인사했다.
“사실 진작에 찾아뵙고 사과드렸어야 했는데, 이제야 뵙게 됐습니다.”
손서희는 흘끗 보기만 했다. 그는 말을 이어갔다.
“전북에서 제멋대로 굴어 가영이가 고생했습니다. 지켜 주지도 못해 나쁜 일에 휘말리게 했습니다. 단순히 ‘죄송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는 걸 압니다. 그래도 두 분이 기회를 주신다면 앞으로는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 어떤 상처도, 심지어 제가 주는 상처조차 허락하지 않겠습니다.”
다시 고개 숙여 인사하자, 그제야 유진성이 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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