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7화
결국, 문가영은 손서희와 진수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 주었다.
음식이 차려지자마자 유정원과 유진성의 얼굴빛이 동시에 굳었다. 명우는 슬그머니 핑계를 대고 자리를 피해 버렸다.
손서희가 유정원을 노려보았다.
“그 표정은 뭐니? 내가 얼마나 오랜만에 요리한 건데, 싫어?”
유정원은 난처한 웃음을 지었다.
“엄마 손은 귀한데... 이런 데 쓰시면 안 되죠.”
“쓸데없는 소리.”
손서희는 신이 나서 유정원의 접시에 반찬을 얹어 주고 이어 유진성과 문가영의 그릇에도 조금씩 덜어 주었다. 그러나 세 사람 모두 젓가락을 들지 않자 그녀의 눈썹이 치켜올랐다.
“나를 이렇게 못 믿는 거야?”
결국 유정원이 참지 못하고 터져 나왔다. 그는 까맣게 그을린 갈비를 가리켰다.
“못 믿는 게 아니라, 이거 다 타서 초콜릿 같잖아요.”
“세상에 어디 초콜릿 맛 나는 갈비가 있니!”
손서희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유정원은 더 말하지 못했다. 대신 억지로 갈비를 집어 삼키고는 잠시 멈칫하다가 중얼거렸다.
“엄마, 이거 배달 음식 맞죠?”
그 말에 손서희가 눈을 부릅떴다.
“말이 많아!”
그 반응만으로도 답은 뻔했다. 유진성의 표정이 풀리며 안도감이 스쳤고 기분이 좋아져 오히려 문가영과 유정원의 그릇에 음식을 덜어 주었다.
진수빈은 문가영 옆에 앉아 있었다.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까 외식 주문한 거예요?”
그는 시선을 내리깔며 짧게 답했다.
“다 그런 건 아니야.”
“무슨 뜻이에요?”
마침 손서희가 시선을 주자 그는 대답 대신 앞에 있던 채소를 집어 담담히 삼켰다. 모양새도 좋지 않았지만, 문가영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유정원이 채소 한 점을 집어 먹더니 얼굴을 찌푸리며 곧장 뱉어 버렸다.
“소금을 얼마나 넣은 거야! 이 집, 신고해야겠네.”
문가영은 순간 멈칫했지만 곧 달랬다.
“그냥 그 조각만 간이 잘못됐을 수도 있잖아.”
그러나 유정원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가지를 집어 먹었다가 이번엔 더 빨리 뱉어 냈다.
“역겨운 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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