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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남부는 사시사철 여름 같았다. 12월인데도 햇볕은 뜨겁게 내리쬐었고 거리는 여전히 초록으로 우거져 있었다. 다만 이 도시는 원시림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고 가장자리는 사막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에 공기는 늘 건조하고 뜨거웠고 겨울은 존재하지 않았다. 진예은의 몸은 이미 한계에 가까웠다. 진예은이 깨어 있는 시간은 눈에 띄게 줄었고 하루하루 생기가 조금씩 빠져나가는 걸 스스로 느꼈다. 그런데도 마음은 오히려 고요해졌다. 끝없는 통증을 견디느니, 어쩌면 조금 일찍 놓아주는 편이 더 편안한 해방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진예은의 삶은 특별히 비참하지 않았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큰 사랑을 받지는 못했지만 굶주리거나 크게 고생한 적은 없었다. 진예은은 좋아하는 일을 했고 좋은 친구들도 있었다. 마지막에는 전혀 다른 세계를 직접 보고 겪기도 했다. 그만큼이면 많은 사람들보다 분명히 행운이었다. 그래서였을까. 하늘은 진예은에게 사랑만은 허락하지 않은 듯했다. 진예예은이 마음 깊이 좋아한 사람은 끝내 진예은을 선택해 주지 않았다. 송지수. 이름이 환청처럼 스쳤다. 진예은은 아주 옅게 웃었다. 혼잣말인지, 누군가에게 남기는 인사인지 모를 목소리가 흘렀다. “고마워, 송지수. 정말 고마워.” 가장 외롭던 순간 불쑥 나타나 준 일, 한동안 지켜 준 시간들. 이제는 거기까지면 충분했다. 다음 봄에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땐 더 당당하게 서 있을 거라고 진예은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과장님, 방금 연락이 왔습니다. 진예은 씨 가족이 이쪽으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곧 도착할 것 같습니다.” “송지수 씨 인가요? 제발 늦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진예은 씨 상태가 정말 위중합니다.” 병실 문이 열리는 순간, 대화는 뚝 끊겼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진예은이 이렇게 갑작스레 떠날 줄은. 모두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진예은은 아주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것은 송지수가 병원에 도착하기 불과 5분 전의 일이었다. 송지수는 어떻게 병실까지 걸어 들어왔는지조차 기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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