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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1화

송지수는 마음을 억지로 밀어붙일 수 없었다. 어릴 적부터 송씨 가문의 후계자로 길러진 그는 언제나 집안의 명예와 이익을 먼저 생각하며 살아왔다. 애초에 혼사는 이어지지 못하리라 여겼다. 송지수는 이미 진예원에게 연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예원이 직접 찾아와 울먹이며 말했다. 임신 중인데 어머니가 혼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이를 지워야 한다고. 진예원은 계약서를 쓰자고 했다. 아이만 낳게 해 주면 송지수의 사생활에는 일절 간섭하지 않겠다고. 그녀에게 필요한 건 아이를 지킬 최소한의 안전망이었고 그 대가로 진씨 가문과의 협력에서 생기는 이익은 송씨 가문에 열어 두겠다고 했다. 신중히 따져 본 끝에 송지수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합의라면 각자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바로 그때가 모든 불행의 시작이었다. 송지수는 처음 진예원을 따라 진씨 가문 저택을 방문하던 날을 또렷이 기억했다. 그 순간 진예은의 얼굴에 스친 건 놀람이었다. 당시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것은 놀람이 아니라 충격이었고 상실감에 가까웠다. 엄격한 규율 속에서 자란 송지수는 늘 경계를 지켰다. 진예은에게 연인이 있다고 믿었고 진예원과 협약을 맺은 뒤로는 진예은을 동생처럼만 대했다. 더 깊은 감정은 없다며 스스로 선을 그었다. 사실 송지수와 진예은의 인연은 진예원이 세상을 떠났을 때 끝났어야 했다. 송씨 가문은 이미 충분한 이익을 얻었고 더는 얽힐 이유도 없었다. 그러나 집안에서 재혼을 거듭 요구할 때마다 송지수는 단호히 거절했다. 심지어 혈연도 아닌 송리아를 곁에 두고 끝까지 책임을 졌다. 사람들이 이유를 물으면 송지수는 늘 똑같이 말했다. 결혼엔 흥미가 없고 관계를 챙기는 게 너무 번거롭다고. 하지만 그 말이 전부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왜 송지수는 끝내 진예은과의 선을 명확히 긋지 못했을까. 왜 진예은이 벌인 일마다 대신 수습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었을까. 그 결과, 본래 조용하고 내성적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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