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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 송지수의 가슴이 뻐근하게 죄어왔다. 그는 손에 쥔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봤다. 송리아가 알려준, 진예은이 몰래 쓰던 인스타 계정이었다. 거기엔 수천 개의 게시물이 남아 있었고 그녀의 마음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마지막 글은 열흘 전. 사진은 잔잔한 하천이었고 그 아래엔 짧은 문구 하나가 달려 있었다. “친구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아마 그 사람을 진짜 잊고 살았을 거야.” 짧은 글귀였지만, 송지수는 눈을 감자 오히려 더 선명하게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며칠 전 진회국과 서은미가 주고받던 말이 다시금 귓가에 맴돌았다.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그가 진예은을 처음 본 순간은, 진예은이 기억하는 계기와 전혀 달랐다. 오래전 한 연회에서였다. 송씨 가문의 후계자로 부모와 함께 참석했지만 어린 나이에 오만했던 그는 그런 자리가 따분하기만 했다. 답답함을 견디다 못해 홀을 빠져나와 정원을 거닐다가, 거기서 한 소녀를 보았다. 또래의 아이가 혼자 울고 있었다. 처음엔 흔한 상류층 아가씨의 투정이라 여겼다. 잠시 후 누군가 달려와 달래주겠지 생각했지만 끝내 아무도 오지 않았다. 대신 소녀는 스스로 눈물을 닦고 낮은 목소리로 자기 자신을 다독였다. 그제야 알게 되었다. 그 소녀가 진예은, 진씨 집안의 둘째 딸이라는 사실을. 하지만 당시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큰딸 진예원에게 쏠려 있었다. 총명하고 빛나는 큰딸 덕분에 진예은은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았다. 그해의 그림자는, 곧 그의 기억 속에서도 희미해졌다. 그녀를 다시 떠올린 건 몇 년 뒤였다. 송씨 가문의 프로젝트 때문에 학교에서 잠시 수업을 맡았을 때였다. 첫날, 그는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를 봤다. 그 아이가 진예은이었다. 그때까지도 그는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녀가 자기소개를 하는 순간 정원에서 울던 모습이 겹쳐졌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그는 그 학생 몇 명을 혼내고 말았을 뿐, 더 깊게 개입하지 않았다. 가끔은 수학을 못해 질문하러 오는 진예은을 보기도 했고 혼자 복도 끝을 걸어가는 뒷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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