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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진우성은 진수빈이 치밀하게 세워 둔 인생 계획에는 없던 아이였지만 사랑 속에서 자라 어느새 다섯 살이 되었다. 세상에 첫 흔적을 남긴 건 진수빈이 국제 학술포럼 화상회의를 진행하던 날이었다. 진우성이 불쑥 화면 앞으로 고개를 내밀어 전 세계 전문가들 앞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 자리에서 진수빈은 아이의 목덜미를 붙잡아 서재로 끌고 가 책을 펼쳤다. 그렇게 진우성의 ‘조기 의학 입문’이 시작되었다. 타고난 기질이었을까. 진우성은 의학 분야에서 눈에 띄게 빨랐다. 그래서 어느 날, 날씨 좋던 오후 아이는 외할머니 손서희 집으로 ‘연수’를 떠났다. 문가영은 불안해 따라가겠다고 했지만 진수빈이 막아섰다. “우성이는 이제 다섯 살이에요. 뭘 배우느냐보다 거기서 말썽 피우는 게 걱정이죠.” 진수빈은 담담히 받아쳤다. “걱정 마. 정원이가 같이 돌봐줄 거야. 다섯 살이면 스스로 배우는 것도 익혀야지.” 옆에 있던 유정원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저를 뭐 하인쯤으로 아세요? 솔직히 너무하신 거 아니에요. 저 진짜 화나요. 우성이를 외국으로 보내 버릴 수도 있어요.” 진수빈은 태연했다. “우성이를 보낼 거면 사는 사람한테 꼭 말해둬. 우유는 절대 먹이지 말라고. 유당불내증이니까. 그리고 단 것도 금지야. 운동은 정해진 시간에 꼭 시키고, 책도 꾸준히 보게 하고.” 이를 갈던 유정원은 투덜거리면서도 진우성의 손을 잡아 조용히 데려갔다. 문가영이 곁눈질로 진수빈을 째려봤다. “괜히 사람 마음만 상하게 만들잖아요. 정원이는 우성이 걱정해서 그런 건데 왜 늘 그렇게 심드렁하게 구세요?” 진수빈이 짧게 웃었다. “딸이었으면 더 다정했을 거야.” 문가영이 고개를 저었다. “아직도 딸 타령이에요... 정말 집착도 심하시네요.” 사실 진우성이 태어나기 전부터 진수빈은 ‘분명 딸이다’라며 내기를 걸었다. 꿈속에서 조그만 소녀가 “아빠” 하고 부르는 걸 봤다며 아이 용품도 모두 여자아이 것만 준비해 둔 탓이었다. 문가영이 병원에서 성별을 확인하자고 몇 번이나 권했지만 진수빈은 고개를 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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