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화
문가영의 얼굴에 띄었던 미소가 굳어졌지만 그녀는 진수빈이 사실을 말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만약 문사라에게 아무 일도 없었다면 문사라는 진수빈과 약혼해 전북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커플이 되었을 것이다.
문가영은 정말로 문사라의 빈자리를 채운 것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가슴이 아파 미어터질 것 같았다.
‘너와 같이 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문가영은 입술을 깨물며 메마른 목소리로 물었다.
“수빈 씨가 나와 같이 살자고 한 거 아니었어요?”
졸업한 후 전북 병원에 취직했을 때 원래는 따로 집을 구하려 했지만 문소운이 반대했었고 진수빈이 직접 같이 살자고 제안해 함께 살게 된 것이었다.
진수빈의 마음속도 울부짖는 듯한 격정이 일었지만 순간적으로 가라앉아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덤덤한 표정으로 냉정하게 문가영을 바라보았다.
“문사라가 널 돌봐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어.”
“그럼... 사라 언니 때문에... 나에게 잘해준 거예요?”
문가영은 주먹을 꽉 쥔 채 이를 악물고 물었다.
진수빈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답은 명확했다.
“하지만 그, 그날은 수빈 씨가...”
문가영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날은 분명 진수빈이 먼저 움직였는데...
공기 중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문가영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고 있던 진수빈은 무감정하게 대답했다.
“그래서 보상하겠다고 했잖아.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다 들어줄게.”
“돈을 원하든, 지위를 원하든, 다 승낙할 테니.”
누군가 머리 위로 찬물을 끼얹은 듯한 느낌이 든 문가영은 눈시울이 이내 뜨거워졌다.
하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진수빈의 뜻은 그는 보상할 것이지만 그저 보상하기 위해 그녀 옆에 있는 것일 뿐 여전히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문가영은 밤에 문사라의 꿈을 꿨다.
꿈속의 문사라는 열일곱 살이었다.
손에 과자 상자를 들고 턱을 괸 채 문가영을 바라보았다.
“가영아, 정말 네가 직접 안 가겠어? 이건 다 네가 만든 거잖아.”
문가영은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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