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문가영은 낮은 목소리로 반박했다.
“임지아 씨의 일은 내가 한 게 아니에요.”
“병원 CCTV 일부가 유실되었고 현재 다른 곳에서 찾고 있어요. 임지아 씨의 일은 곧 진상이 밝혀질 거예요.”
한동안 말이 없던 진수빈이 갑자기 입을 열자 문가영은 깜짝 놀랐다.
“왜 말 안 했어요?”
진수빈은 담담하게 말했다.
“방우지가 병원 측에 보고한 거야.”
문가영은 순간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CCTV가 사라진 부분은 아직 방우지에게 말하지 못했는데 그렇다면 진수빈이 알려준 모양이었다.
저녁 식사가 끝난 후, 문소운은 진수빈을 서재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었고 구혜림은 여민지와 담소를 나누느라 바빴다.
혼자 발코니로 나가 바람을 쐬는 문가영은 진예은에게 답장을 했다.
이때 옆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약간의 담배 냄새가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니 문지성이 담배를 물고 가까이 서서 무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문가영은 휴대폰을 꽉 쥐고 두 걸음 물러나며 말했다.
“여기 있는 줄 몰랐어요. 방해하지 않을게요.”
말을 마치고는 자리를 뜨려 할 때 문지성의 비웃음 소리가 들렸다.
“어째서 여전히 그 모양이야? 아직도 잔뜩 겁에 질려있네?”
문가영은 문지성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문지성과 항상 거리를 유지했다.
문씨 가문에 막 들어왔을 때 문지성은 그녀를 배척하며 몰래 고아원으로 돌려보내려 했다.
쌀쌀한 밤바람에 셔츠 한 벌만 입고 있는 문가영은 추위에 몸을 움츠렸다.
“가자.”
이때 진수빈의 목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니 진수빈이 무표정한 얼굴로 뒤에 서 있는 것을 본 문가영은 망설이지 않고 진수빈 쪽으로 걸어갔다.
“둘 사이가 꽤 좋아 보이는군.”
문가영을 유심히 바라보던 문지성은 이내 무심한 듯 진수빈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사나운 얼굴로 눈썹을 치켜올렸다.
“너희들 같이 있을 때 문사라 생각 안 해? 문가영, 문사라는 네 언니야. 그런데 지금 언니의 남자친구와 함께 있는 거야? 정말 결혼할 생각이야? 밤에 사라 꿈꾸면 무섭지 않아?”
얼굴이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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