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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4화

자음의 제안에 대해 이태호는 더 이상 거절하지 않았다. 이번에 그는 종문을 위협한 백골을 제거하고 창란 세계의 전모를 구경하면서 진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을 찾고자 했다. 그가 진선으로 되려면 우선 내천지를 소천세계로 진급시켜야 했다. 창란 세계는 진정한 소천세계이고 선역 조각 중의 하나였다. 이런 생각에 이태호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다급해져 연장생에게 말하였다. “그럼 지금 갑시다.” 말을 마친 그는 바로 허공을 찢고 순식간에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태호가 떠난 뒷모습을 바라보며 종주 자음은 갈등에 휩싸여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결국 탁한 숨을 내쉬고 옆에 있는 연장생과 유태양에게 부탁했다. “사숙님은 우리 태일성지의 미래이고 이번 창란 세계가 무사히 대재앙을 벗어날 수 있는 핵심이니 절대로 잘못되면 안 되오.” 유태양이 반선으로 되고 나서 이미 이태호에게 충성을 다하기로 맹세했다. 종주의 분부를 들은 그는 결연한 눈빛으로 말했다. “종주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이해관계를 잘 알고 있기에 제가 죽는다 해도 사숙님의 털끝 하나 다치지 않게 하겠습니다.” 자음은 이 대답에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어서 가시오.” 다음 순간, 연장생과 유태양은 무지갯빛으로 되어 허공을 가르며 산문 밖에서 이태호를 따라잡았다. 세 사람이 태일성지를 떠난 후 흐르는 빛처럼 빠르게 동황 지역을 향해 날아갔다. 잠시 후. 이태호 일행은 중주와 동황의 변경 지역에 도착했다. 앞에 있는 산봉우리들만 넘기면 바로 동황이었다. 바로 이때, 비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감히 또 오다니!” 이 목소리와 함께 짙은 검은 안개가 앞에 있는 산봉우리에서 천천히 피어올랐고 안개 속에서 어렴풋이 거대한 해골의 그림자가 드러났다. 이 해골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을 내뿜었고 뼈는 마치 옥으로 된 듯 은은한 빛을 발산하였다. 두 눈 구멍에서는 푸른 귀화가 이글거렸고 온몸은 음혼으로 감싸여 마치 지옥에서 기어 나온 절세의 흉마 같았다. 가장 놀라운 것은 이 해골이 내공을 완성한 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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