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눈빛이 흔들린 고의찬은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얼이 빠져나간 것 같았다.
민효영이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의심해 본 적이 있긴 했다.
하지만 고씨 가문의 장손이라는 타이틀의 유혹과 유전자 검사 결과서를 본 순간 그 생각을 접었다.
그래서 하가윤이 이런 상황에 이런 말을 꺼낸 것은 그의 생각을 흐트러뜨리려는 수작에 불과하다고 여겼다.
일부러 하가윤과 고경빈 사이의 일에 신경 쓰지 못하게 하려는 속셈이라 생각해 주먹을 꽉 쥐고 냉소를 지었다.
“하가윤, 복수하려고 이런 터무니없는 거짓말까지 만들어 내다니, 참 너답다.”
피식 웃은 하가윤은 손을 들어 박수를 쳤다.
이내 연회장 대형 스크린에 민효영과 다른 남자들이 스킨십하는 사진이 수십 장 나타났다.
그리고 선명한 타임라인...
“고 대표, 민효영과 언제 잤는지까지 내가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
대형 스크린에서 고개를 돌린 하가윤은 사회자 손에 있던 마이크를 받아 단상 아래의 하객들을 향해 천천히 말했다.
“여기 계신 언론 기자님들이 고 대표님을 도와줄 거라 믿어요. 민효영 씨가 고의찬 대표를 만나는 동안, 다른 사람을 얼마나 잘 만나고 다녔는지를요.”
잇달아 터지는 사진기 셔터 소리에 고의찬의 인내심과 분노도 다 타버릴 것 같았다.
고의찬은 낮은 목소리로 협박하듯 말했다.
“하가윤, 할 말 다 했어? 언제까지 이렇게 난리 칠 건데!”
그러고는 하가윤이 건네준 혼인신고서를 움켜쥐고는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오늘 이 모든 게 일부러 꾸며낸 거라고 인정하면 더는 네게 따지지 않을게, 안 그러면 즉시 하씨 가문 산하에 있는 회사들 주식 전부 인수해서 네 아빠 수십 년 동안 일궈낸 것들을 하루아침에 망가뜨릴 거야!”
하가윤에게 마지막 살길은 남겨주려 했다.
자신을 위해 수년을 헌신한 것을 봐서 몰래 인수한 하씨 가문의 주식들을 하가윤 명의로 이전해 주려 했지만 하가윤은 지금 당장이라도 고우 그룹뿐만 아니라 고씨 가문 전체를 말아먹을 것처럼 행동했다.
극도로 분노에 찬 고의찬의 표정을 응시하던 하가윤은 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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