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화
도우미는 무언가 더 말하려던 찰나, 머리카락이 젖어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는 채로 계단 입구에 서 있는 강현우를 발견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도우미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 자신이 말이 많았다는 걸 깨달은 듯, 곧장 몸을 돌려 다른 일을 하러 갔다.
이진아는 따뜻한 우유를 들고 급히 계단을 올라갔다. 방 안으로 들어서자, 강현우의 피부 위로 미처 닦이지 않은 물방울들이 맺혀 있었고, 머리칼 끝에서도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강 대표님, 그러다 감기 걸려요.”
그는 천천히 돌아섰다. 느린 발걸음으로 침실 문 앞에 다다르자 한 손으로 문틀을 짚었다.
이진아는 얼른 우유를 방 안의 탁자 위에 올려놓고 다시 돌아와 그를 부축했다.
강현우는 저항하지 않고 그녀에게 몸을 맡겼고, 두 사람은 그렇게 방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막 컵을 들어 따뜻한 우유를 마시려 했으나, 그 순간 이진아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강서준이었다.
강서준은 오늘 강인 그룹을 떠난 후부터 계속 마음이 불안했다. 그는 강현우의 변화에 묘하게 신경이 쓰였고, 그 답답함을 풀 길이 없었다.
그러다 문득, 아무런 생각 없이 이진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실수로 스피커 버튼을 눌렀고, 곧바로 들려온 목소리에 온몸이 굳었다.
“만약 내가 수아랑 결혼하지 않는다면... 진아야, 너...”
순간 심장이 세게 요동쳤다.
‘뭐? 이 새끼가 또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수아가 임신까지 했는데, 이제 와서 결혼을 안 한다고? 제발 이러지 마!’
이진아는 급히 휴대폰을 집어 들고 방을 나섰다.
강현우 앞에서 고작 강서준 때문에 감정이 격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지금 뭐라고 했어?”
그녀의 목소리에는 조급함이 묻어 있었다.
강현우는 허둥지둥 방을 나서는 그녀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봤다.
그리고 손에 쥔 컵을 가만히 움켜쥔 채, 그 안의 우유를 내려다보며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복도를 따라 빠르게 걸었다. 강현우의 귀에 더 이상 목소리가 닿지 않을 거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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