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9화
이진아는 서재 문 앞에 서서 이 말을 듣고 나지막하게 한숨을 쉬었다.
이미 이런 상황을 예상했지만, 막상 듣고 나니 마음속에서 한 줄기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
‘일가족 몰살의 원한, 어머니의 비참한 죽음, 그럼 아버지는?’
그녀는 더듬거리며 침대로 돌아와 누웠다.
뒤척거려도 잠이 오지 않았고, 자꾸만 이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저녁에 일어나자 그녀는 강현우에게 그 옥패에서 어떤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는지 물었다.
강현우는 그녀를 부축해 소파에 앉혔다.
“경위도 표기돼 있던데 아마도 주소일 거야. 이미 소민준에게 그곳으로 가라고 했어.”
이진아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그의 품에 기댔지만 기분이 가라앉아 있었다.
강현우는 손을 들어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
“잠을 좀 자라고 했더니 굳이 엿들으러 가서는. 내가 말하고 싶지 않았던 건 네가 이렇게 영향을 받을까 봐서였어.”
이진아는 엿들을 때도 당당했다.
강현우는 그녀에게 숨길 수 없었기에 굳이 그녀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그때 그녀는 거의 서재 안까지 다가가고 있었다.
그와 주지훈의 대화는 거의 큰 소리로 비밀을 속삭이는 수준이었다.
이진아는 손을 들어 미간을 문질렀다.
“오빠 쪽에서도 모든 일이 순조롭기를 바라야죠.”
소혜주의 이 계책은 정말 대단했다.
진짜와 가짜 옥패, 그리고 진짜 옥패에 경위도 좌표 하나만 남겨두었다니.
만약 누군가 이것이 경위도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면 아마 그 주소는 평생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
예전에 많은 분쟁을 일으켰던 여자다웠다.
강현우는 그녀를 꽉 안았다.
“소민준은 바보가 아니니 걱정하지 마.”
배를 타고 이 작은 섬에 도착한 소민준은 잠깐 자신이 잘못 온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작은 섬에는 집이 몇 채 안 되어 듬성듬성 보였다.
오래전에 누군가 사들여 세심히 수리하지 않은 듯 보였고 이미 지어진 집들도 그다지 정교하지 않았다.
그는 섬에 발을 디디자마자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집을 향해 걸어갔다.
발아래로 갑자기 무언가 얽혀왔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뛰어 피했지만 다른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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