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1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누워 하늘이 어두워진 것을 바라보았다.
소민준은 그녀가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하며 덩달아 누웠다.
“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다른 말은 안 하셨어? 만약 평생 옥패를 가지고 너를 찾아오는 사람이 안 나타나면 어떡할 거야?”
고하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몰라요. 저는 섬에서 혼자 물고기 잡고 꿩 잡는 것도 꽤 즐거워요. 아버지가 누구라도 저를 찾아오면 그건 제 운명이니 나가야 한다고 하셨어요. 십 년 넘게 섬에서만 살았던 아버지처럼 되면 안 된다고 말이에요.”
“그런데 또 이렇게 말씀하시기도 했어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게 오히려 좋다고, 외부 세상이 모두 평화롭다는 뜻이라고요. 우리는 남의 손에 들린 칼이라고요. 우리는 주인을 정하면 그 주인을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해요. 누가 살아 돌아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우리는 어르신의 은혜를 입었잖아요. 그러니 이건 우리가 해야 할 일이예요.”
그녀의 말은 매우 직설적이었다.
고하나는 다리를 꼬고 앉아 말했다.
“저는 아버지 생각과는 좀 달라요. 저는 나오고 싶었어요. 밖에 나가지 않고 어떻게 바깥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알겠어요? 저는 온갖 무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사람을 죽여본 적이 없어요.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건 정말 재미없어요.”
아마도 오랫동안 그녀와 대화할 사람이 없었던 것 같았다.
그녀는 흥분했는지 벌떡 일어나 앉았다.
“아저씨, 아저씨는요? 사람 죽여본 적 있어요? 아저씨 솜씨도 꽤 좋은 것 같은데 밖에서는 무슨 업종에서 일해요?”
그녀는 ‘업종’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모르는 사람은 그녀가 고대에서 온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소민준은 왠지 웃음이 나왔다.
‘현대 사회에서 누가 이렇게 물어볼까.’
그는 말없이 이진아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를 안심시키며 사람을 찾았다고 말했다.
고하나는 그가 전화하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다가갔다.
“아저씨의 친동생이에요? 아까 눈이 안 보인다고 했던 그 사람? 그 사람 눈은 치료할 수 있어요?”
소민준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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