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7화
아버지는 진정한 인재였고, 할아버지는 세라국의 공신, 아니 유일한 대공신이셨다.
그 시대에 할아버지는 솔라리스 유학 후 해외에 남을 수도 있었지만 세라국으로 돌아오기로 선택하셨다.
그때는 마침 전쟁 직후라 나라가 엉망진창이었다.
그가 가장 먼저 한 생각은 주변 국가들과 연맹해 큰 나라들에 항상 억눌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내 종교가 너무 살판 치는 바람에 다른 종교 간의 분쟁이 많아 서로 누구도 고개 숙이려 하지 않아 항상 충돌이 일어났다.
나라가 연맹에서 추방당한 그 날, 한 번도 눈물을 보인 적 없던 그 남자가 여전히 길거리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마침내 눈물을 흘렸다.
이진아는 예전에 늘 이런 사람이 자신과 인연이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이제야 그가 자신의 친할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슴이 메어오며 아픔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나라를 위해 거의 자신의 모든 청춘을 바친 사람, 아들은 비명에 죽고 며느리가 낳은 세 아이는 뿔뿔이 흩어졌으며 며느리는 심지어 어떤 비인간적 고문을 겪었는지도 모른다.
‘만약 할아버지가 아직 살아계신다면 자신이 그때 바친 모든 것을 후회할까? 만약 처음부터 해외로 이민 갔더라면 적어도 가족은 해코지당하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이진아는 말없이 강현우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
강현우는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네 아버지 집안은 예전부터 귀족이었어. 네 할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유학을 하러 갔지만 그래도 돌아오기로 선택하셨지. 진아야, 그 모든 것들이 너희 집 것이야. 너는 언젠가 돌아가서 되찾아야 해.”
이진아는 이를 꽉 깨물었다.
입안에서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것을 느끼며 그녀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강현우는 원래 그녀가 혼자 외출하려던 것에 화가 났지만, 지금은 더 무거운 현실이 눈앞에 닥쳤으니 다른 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는 살짝 몸을 굽혀 그녀의 얼굴을 받쳐 들고 말했다.
“너무 슬퍼하지 마. 강씨 가문의 모든 일을 해결하고 나면 우리 같이 세라국으로 가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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