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4화
나혜은은 마치 누군가 스위치라도 누른 듯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목을 여러 번 꼬집어 빨갛게 만든 후 비명을 질렀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주지훈이 저를 희롱하려 해요! 저를 희롱하려 해요!”
그녀는 옷을 움켜쥐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주지훈은 눈이 버린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조잡한 수법을 처음 겪은 그는 입술을 꽉 깨문 채 총을 꺼내 이 여자를 쏴버리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나혜은이 너무 크게 소리친 바람에 아래층 사람들이 모두 듣고 위층으로 뛰어 올라왔다.
그들은 나혜은이 옷을 움켜쥐고 울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펑펑 울면서 말했다.
“저는 그냥 걱정돼서 주 비서님에게 몇 가지 물었을 뿐인데 갑자기 짐승처럼 달려들었어요. 흑흑.”
저택 안의 사람들은 모두 강현우의 심복들이라 주지훈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 복잡한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어리석은 나혜은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여전히 연기하고 있었다.
“저를 믿지 못하는 거예요? 좋아요. 우리 남편을 불러아요. 우리 남편은 분명 저를 믿을 거예요!”
방금 샤워를 마친 강현우는 이진아에게서 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복근 사진을 보내 달라고 했다.
그는 그 메시지를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마치 이끌려 다니는 기분이었다.
그가 보낼지 말지 망설이는 동안 문밖에서 누군가 노크를 하며 나혜은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고 했다.
그의 눈가에 미세한 짜증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목욕 가운을 꽉 동여매며 가슴의 어떤 피부도 드러나지 않은 걸 확인한 후에야 걸어 나갔다.
나혜은은 여전히 바닥에 앉아 울고 있었는데 목에는 몇 개의 흔적이 있었다.
휠체어에 앉아 있던 주지훈은 손등의 핏줄이 팽팽해질 정도로 휠체어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
이 상황을 견딜 수 없는 듯한 모습이었다.
강현우는 그가 이렇게 화난 모습을 처음 보았기에 나혜은에게 어느 정도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혜은은 그가 오는 것을 보고 눈빛에 희망의 빛이 감돌았다.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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