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3화
나혜은은 오늘 밤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았다. 멀리서 이재희가 자신을 노려보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라 눈앞의 찻잔 탁자를 뒤엎었다.
“잘 들어, 이재희. 네 누나가 돌아온다고 해도 좋을 건 없어. 강현우 그 자식이 남자랑 몸을 섞었다고!”
나혜은의 말을 헛소리로 치부하려던 이재희는 뭔가를 짐작한 것인지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나혜은은 털썩 주저앉아 눈물을 닦기 시작했다.
“난 대체 무슨 죄를 지은 거야. 겨우 마음에 드는 남자는 찾았는데, 동성애자라니. 이게 말이 돼? 이럴 줄 알았으면 서하늘 씨한테 최면 걸어달라고 부탁도 안 했어. 에잇, 젠장!”
욕설을 내뱉은 나혜은은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알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어쨌든 그녀는 숲속에서 탈출해 나온 사람이었고 단지 운 좋게 항체를 갖고 있어 살아남았을 뿐이었다. 이제 그 항체가 연구 개발되기는 했지만 나중에 바이러스가 변이할 가능성도 있었으니 서하늘도 나혜은이 죽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다.
강현우처럼 똑똑한 사람도 나혜은이 죽도록 내버려둘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짜증이 밀려온 나혜은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밤을 지새웠다.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다음날까지 기다린 그녀는 위층에서 여진한이 걸어 내려오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녀는 여전히 남장을 마친 상태였지만 입술은 누군가에 의해 키스를 당한 듯, 퉁퉁 부어 있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
목이 긴 옷으로 가려두긴 했지만 목에도 약간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쉽사리 가려지지 않은 자국은 강현우가 얼마나 대단했었는지 알 수 있었다.
나혜은의 눈가에는 질투심이 어렸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여진한의 면전에 대고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 더러운 걸레짝 같은 놈아! 저 사람 유부남인 거 몰라? 감히 이제 와서 결혼이라도 다시 해보겠다는 거야, 뭐야? 사람이 뻔뻔해도 정도껏이어야지.”
어젯밤 내내 시달리며 기분이 좋지 않았던 이진아는 지금 강현우의 근처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확인하자마자 기분이 더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어젯밤에 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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