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1화
윤광수의 눈에 한 줄기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당연히 사촌 형들이 결코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번에 윤씨 가문에서 젊은 자제들을 몇 명 잃긴 했지만 정작 그 사촌 형들은 멀쩡했다. 그는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아버지,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윤석진은 약병을 건네주며 잔혹함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
“네 할아버지를 며칠이나마 쉬게 하는 수밖에 없어. 그 자리를 너무 오랫동안 차지하고 있기도 했고, 이 나이에도 완전히 권력을 놓지 않으려 하지 않으신다. 겉으로는 우리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은 다른 후계자를 마음에 두고 계실 수도 있는 거야. 조심해야 한다, 광수야.”
윤광수는 항상 윤중후의 말을 잘 들었다. 게다가 윤씨 가문은 윤중후의 경영 방식 아래에서 그 시대부터 지금까지 걸어왔고 번창해 왔다.
잠시 망설이던 윤광수가 약병을 받아들였다.
“알겠습니다. 저도 사촌 형들한테 기회를 주지 않을 거예요. 이따가 할아버지를 찾아갈게요.”
윤석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들어 윤광수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윤씨 가문은 세라국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어. 그 자리에 앉으려면 너도 시체 몇 구는 밟고 올라서야지 않겠어? 어르신은 나에게 권력을 넘겨주려 하지 않으셨지만, 이제 나이가 되셨으니, 물러날 때도 됐어.”
윤광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일어나 비웃음을 흘리며 바로 윤씨 가문 본가 쪽으로 걸어갔다.
윤중후는 자신이 아끼던 후계자가 이런 결정을 내릴 줄은 아마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요 며칠 그는 늘 불안함 속에서 잠들었다. 이진아의 아버지인 이재명이 돌아와 자신을 찾는 꿈을 수십 번이고 꾸었다.
윤중후는 그 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사람으로서 당연히 이재명이 그때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고 있었다. 빈민굴 사람들은 그를 신으로 섬길 정도였고 부유층 사람들 역시 그를 재물의 신으로 여겨왔다. 그 어떤 계층이든 그를 존경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당시 언론은 늘 그를 나라의 기둥으로 묘사하며 그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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